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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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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희동 일기(1,070) 오늘은 아침 퇴근해 옥탑 숙소에 잠깐 들러 배낭 속 물건일부 내려놓고 마포학습관으로 왔다. 어제 근무날에 민원이 있어 책을 들여다 보지 못해 오늘은 학습관에 앉아 문제집중 요약본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숙소에도 근무지에도 컴이 없지만 하기는 있어도 꾸준히 앉아 보는 것도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 오래 앉아 책을 들여다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에 다닐 때 얼마든지 공부를 할 기회를 버리고 이제 뭘 따보겠다고 무거운 문제집을 가방에 넣어 다니는 게 부끄럽고 민망하다. 문제집을 구매해 준 방재과장은 그래도 늙은이가 대견하다고 한다. 내가 살아온 과정을 모르니 다행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접수를 했으니 나름 책을 볼수 있는 데까지 보고 시험을 치르자. 그리고 이번에도 합격을..
#. 연희동 일기(1,069) 열흘 만에 마포학습관에 와서 디지털자료실 컴 앞에 앉아 포털 뉴스를 훑고 구인란도 살펴보고 이제 남은 시간 17분에 일기를 쓰기 시작을 했다. 어제 근무날 저녁에도 일일전기검침을 마치고 일지 쓰기도 끝내고 바로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잠을 깨니 여섯 시가 지나고 있었다. 다섯 시에 일어나 성경筆讀을 하는데 어제 힘든 일도 없었는데 다른 날처럼 한 시간에 한 번씩 잠깐 깨지도 않고 이어 잠을 잤다. 요즘 허튼 꿈도 계속 이어지는데 어제는 그도 잠깐 꾸고 말이다. 우울감이 이어져 식구와의 소통도 끊어지고 톡으로 내가 쓰는 잡문이나 사진 등등을 보내는 친구나 지인들에게도 멈추니 소식을 받지도 못하고. 그래 사람은 어차피 혼자이지만 내는 특히 더한거 같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은 氣가 약하고 모아논 재..
#. 연희동 일기(1,068) 오늘 꼭 열흘 만에 컴퓨터 앞에 앉았다. 주변머리가 이러니 왜 아니 삶이 힘들지 않겠나. 그래도 요즘은 근무지인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재실이나 기전실 또는 대기실에 컴퓨터는 기본으로 갖춰져 있구먼, 그리고 관리사무소에 근무를 해도 마찬가지로 책상과 컴은 기본으로 있는데 이번 근무지는 대기실 기능만 하지만 너무 좁아 책상도 없고 누울 자리도 딱 간이침대를 놓을 자리만큼 뿐이다. 그런 통에 내 숙소에도 데스크톱이나 그 흔한 노트북도 없이 지내고 있어 오죽하면 동창이 노트북을 사주겠다고 하지를 않는지 민망하다. 핑계지만 재작년인가 아내가 중고라도 놓아주겠다고 했을 때 다른 걱정거리가 있어 지금 그게 문제야 했던 게 아쉽지만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연희동에서 지낼 때는 비번 날 여기 마포학습관을 주로..
#. 연희동 일기(1,067) 퇴근하고 상도동 새 거처인 옥탑방으로 가서 아내의 뜻대로 화장실 청소하고 음료 한잔 마시고 한잠을 하고 라면하나 끓여 먹고 나와 여기 익숙한 우리 동네 마포학습관에 와서 일기를 올린다. 그제 가봤던 동작도서관은 이곳에 비해 너무 협소하고 답답해 가뜩이나 변하는 환경에 적응을 잘 못하는 내가 당황도 되고 과연 거기를 계속 이용할 수가 있을까 싶었다. 어쨌든 오늘은 반찬도 떨어지고 겸사겸사 지하철을 갈아타고 왔지만 이 노릇도 하루이틀이 아니고 참 곤란하게 되었다. 반찬도 한 번에 넉넉하게 가지고 가면 좋은데 아내 체력도 그렇지만 한 가지를 많이 안 하고 조금씩 여러 가지를 하는 사람이라 그도 힘들고 이래저래 곤란하다. 연희삼거리에 居할 때는 동네 쇼핑센터 보관함을 이용했지만 이제 그도 힘들고 먹지 않고 살 ..
#. 연희동 일기(1,066) 새벽 이 시간에도 후덥지근하다. 네시경 잠이 깨 집을 나서 늘 같은 길을 걸어 홍대입구역 3번 출구앞 숲길공원 콘크리트 벤치에 앉았다. 4일만에 들어 갔던 집에서는 적응은 커녕 점점 숨이 막혀 어떤 일이 벌어 질지 스스로 암담한 생각이 들고 역시 잠결에 별 꿈을 꾸다 일어 나고. 그제도 역시 그랬는데. 어제 아침 퇴근하고 마포학습관이 쉬는 날이라 남산도서관에 가는길 산어귀에서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구로동 친구사무실에서 만나 점심이나 같이 먹자는. 그래서 도서관에 잠깐 들러 돌아 보고 내려가 서울역에서 1호선을 타고 구로역에서 내려 사무실 가는 중간 식당을 둘러 봐도 없어 전화, 내가 언제 올지 몰라 기다렸다고 조금 후 합석 낙지가 들어간 김치찌개에 한잔씩 하며 새로간 직장얘기 사는 얘기 주고 받는데 내..
#. 연희동 일기(1,065) 지난달 숙소를 비우고부터 생긴 현상인데 어디에도 마음을 둘 수가 없고 오래전에 禁燃을 하고 없어진 우울증까지 느껴진다. 그런데다 이번 근무지마저 대기실이 비좁고 하물며 책상 하나 없고 컴도 없거니와 일지를 방바닥에 놓고 쓰니 근무지에서나 퇴근하는 비번 날이나 좁기는 매한가지다. 집에서 생활할 때도 내 공간이 한 군데도 없어 답답하기는 매한가지였지만 별방법이 없어 견디었는데 3년을 떠나 있다 들어가니 더 견딜 수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결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니 대처할 방법이 없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결혼 후부터 모든 집안 꾸미기가 아내의 생각대로여서 내 의견은 내세울 수도 없었지만 그때는 하루하루 벌어먹는 게 우선이라 지나쳤어도 내가 장사에서 손을 떼고 월급..
#. 연희동 일기(1,064) 올해 참 비가 많이 온다. 물론 페북에서 보여 주는 지난해 오늘을 보고 작년, 그 이전에도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았구나 알게 되지만 올해 비가 많이 내일은 느낌이다. 하도 근무지를 옮겨 소속감도 없고 공중에 붕 뜬 기분으로 지내자니 숙소문제와 겹쳐 나름 너무 힘이들고 8.15일 이후로는 담배를 끊으며 사라졌던 우울감도 느껴져 하루 하루가 힘겹다.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그 잘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근무가 뭐 그리 대단한 직업이라고 시설관리 기전주임에게 나이를 묻고 몇 살을 더 먹었고 오만 주접을 떠는지 낯이 보이는 행동을 했다. 나는 이제 가는데 마다 경비원을 제하고 제일 나이가 많은 편이라 조심스럽고 행동에 주의를 하는데 나보다 나이가 많다고 본인은 말을 반쯤 놓고는 그래 나도 그렇게 한다고 시비..
#. 연희동 일기(1,063) 오늘 아침 퇴근해 여기 학습관에 들러 가방을 두고 연희동 사러가로 가서 또 다른 가방에 담긴 찬통과 일부 소지품을 두고 나오려고 준비를 하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몇 해 전에 동대문 굿모닝시티에 함께 근무하던 나보다 나이가 위인 분이다. 지금은 무얼 하시느냐, 일을 한다고 했다. 신촌로터리부근이고 일 년이 되어 가는데 연희동 살던 내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고 했고 내친김에 오늘 시간이 나면 들러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서로 안부가 끊어지고 당시에 주임을 하던 이도 내가 가끔 톡을 보내다 그마저도 답이 없어 모두 연락처를 없애고 말았는데 그래도 손위 분이 내 생각을 한 것도 고맙고 마침 갈 데도 마땅치 않아 부리나케 연희동에 들러 신촌대로변 근무지 오피스텔로 가서 만나 지난 얘기 나누고 한 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