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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1,066)




새벽 이 시간에도 후덥지근하다.
네시경 잠이 깨 집을 나서 늘 같은 길을 걸어 홍대입구역 3번 출구앞 숲길공원 콘크리트 벤치에 앉았다. 4일만에 들어 갔던 집에서는 적응은 커녕 점점 숨이 막혀 어떤 일이 벌어 질지 스스로 암담한 생각이 들고 역시 잠결에 별 꿈을 꾸다 일어 나고. 그제도 역시 그랬는데.
어제 아침 퇴근하고 마포학습관이 쉬는 날이라 남산도서관에 가는길 산어귀에서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구로동 친구사무실에서 만나 점심이나 같이 먹자는. 그래서 도서관에 잠깐 들러 돌아 보고 내려가 서울역에서 1호선을 타고 구로역에서 내려 사무실 가는 중간 식당을 둘러 봐도 없어 전화, 내가 언제 올지 몰라 기다렸다고 조금 후 합석 낙지가 들어간 김치찌개에 한잔씩 하며 새로간 직장얘기 사는 얘기 주고 받는데 내 얘기를 물어도 뭐라고 얘기 하기가 민망해 단답을 하고 듣는 그들도 더 대꾸하기가 곤란해 그러구 어떻게 사냐 하고 말고. 그렇게 한낮의 식사와 음주를 끝내고 친구 사무소에 가서 커피한잔에 치매기 있는 장모님 모시는 친구얘기 잠깐 동창들 얘기등등 나누고 둘이 나와 구로역에서 1호선 타고 신도림에서 헤어져 신촌 이마트 들러 라면과 생수사가지고 마을버스타고 연희동 사러가를 지나는데 집에서 내려 오는 마눌하고 엇갈렸다. 빈집에 들어가 익숙치 않은 살림이라 씻고 누웠다. 밤늦게 저녁 먹고 마눌에게 한마디 하는데 쾅하고 문닫는 소리, 그 시간에 다시 나와 갈곳도 없어 간신히 누르고 누웠다.
저녁을 먹는데 간신히 끼우던 부분틀니가 저절로 빠지더니 아침에 끼워봐도 역시 마찬가지니 이제 수명을 다했으니 다시 해야 하는데 만사가 귀찮아 어쩔꼬.
일기를 쓰는동안 계속 모기가 달라 붙어 출근시간은 한참 남았는데 그만 일어 선다.
무슨 수를 내야지 도저히 못견디겠다.

- 2023. 9. 12 연남동경의선숲길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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