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려서 누이들이 보던 소설책에 있던 문구다.
요즘 내 아내에게 느끼는 나의 감정인데 어제도 웬일로 평소보다 조금 일찍 톡을 보고는 오후에 내가 시청쪽으로 나갈 일이 있다고 하니 누구를 만나고 있다고 저녁에나 보자고 하고는, 내가 소공동지하상가 '은하갤러리' 에서 박 봄화가의 전시를 구경하고 나오는데 부재중이 찍혀 걸어도 받지를 않아 홍대입구역 6번 출구로 가는데 전화가 와서 걸고 받지를 않으면 어쩌냐, 내가 받지 않고 뭔소리냐 해 나는 어쩌다 진동이라 못받은걸 가지고 그러냐 나대로 치밀어 어쩌다 한번 걸고 무슨 소리냐 그래도 또 뭐라고 해 소리를 질러 끊어 지고 말았다. 그리고 걸어 예의 그 자리에 앉아 몸살기운도 있는데 한병을 거의 다 비우고 옥탑으로 들어가 씩씩대고 겨우 잠을 자고 세시에 깨어 성경읽고 다시 잠깐 자고 다섯시 일어나 우동사리 끊여 먹고 나와 출근하는 길이다. 어제 저녁에도 들어가 라면을 끓여 먹었구만. 무슨 일이 있어도 자고 먹는건 빼놓지 않아 지금까지 버티고 벌어 먹는데 아무리 자식때문에 집에서 혼자 당하고 산다지만 우리 처갓집 두 딸 대단한 분들인 것을 아는이들은 그들 오빠와 엄마 뿐인데 두 분 다 故人이니 털어놀 사람이라고는 손아래 처남 둘뿐이지만 그들도 둘째는 처남댁이 아프고 막내는 그나마 가정도 지키지 못했으니 얘기라도 할 사람도 없어 답답하다. 그렇다고 우리형제들에게 하지도 못하고 내 속만 뒤집힐 일이다. 바로 엊그제도 일이 있어 며칠만에 겨우 풀었구만 나도 지친다. 나이 들어 일도 전같지 않게 힘이 들고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일 못하면 어찌 살지 생각은 있는지 깜깜하다. 나는 이렇게라도 풀지 못하면 숨이 막힌다.
-2025.10.30 지하철 전동차에서.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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