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늙은 아내와 만나 장가를 간지 올해로 만 38년이 지나고 이제 40년을 바라보는 지금, 내 전화를 열 번에 한번쯤 받은 조금 전에 쓸데없이 전화를 하지 말라고 했다. 모르는 남이 들으면 다 늙은 영감탱구가 얼마나 전화를 하길래 저러나 싶지만 실상을 알면 저런 마나님도 있구나 할 것이다.
한집에서 생활할 때도 그랬고 지금 사정상 내가 혼자 지내는지 오년이 지나도록 상황이 똑 같다. 내 직업이 이십사시간 근무를 해서 오늘 아침 출근하면 내일 아침 퇴근을 하는데 나는 다른 사람과 달리 근무지에서 보통 세끼를 해결하고 잠도 자고 다음날 아침 퇴근을 한다. 다른건 퇴근하는 날 아침을 집에 나와 먹는 이들과 나는 어차피 숙소에서도 내가 해결을 하니 먹고 나오는게 다르고 그렇게 나와 바로 볼일을 보거나 도서관 또는 여기 저기 다니는 취미생활을 한다.
우리 직종은 주로 부인들이 전화를 해 식사여부와 안부를 묻는데 우리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고 외려 내가 궁금해 전화를 하는데 열 번에 한번쯤 받아서는 집안 일로 바쁜데 왜 귀찮게 구냐는 거다. 그래도 전에는 지금보다 나이 라도 젊었지만 이제 칠십이 넘은 서방이 걱정도 되지 않는가 기가 막히다. 몸상태도 하루 한달 한해가 달라져 내가 스스로 걱정이 되는데. 누구에게 이 속을 털어 놓으랴. 실상은 눈물이 난다. 다 걷어 치우고 도망가고 싶은 때도 있고. 내 얼굴에 먹칠이지만 내가 무슨 罪를 이리 지었는가 그녀가 믿고 내가 따라 믿는 하나님께 여쭤보고 싶기도 하다.
-2025.10.20 근무지앞 기존건물 바닥을 포크레인으로 찍어 내는 소리를 들으며.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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