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 출근을 교대시간인 07:30에 쪼금 늦어 봉은사역 3번 출구 E/V를 타고 올라오니 교대자가 나와 오토바이에 앉아 출발준비를 해서 왔어 요하고 소리를 질러 확인을 시키고 대답도 듣고 지하 1층 사무실로 내려와 사무실전화 착신전환을 하고 지하 4층 기계실 한편 대기실로 내려가 숙소에서 가지고 온 반찬과 빨래정리를 하고 다시 사무실로 올라왔다.
사람의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준 광경인데 내가 아침에 일어 나는 시간은 근무지에서든 옥탑방 숙소에서든 04:30이다. 거의 같은 시간에서 한 시간 앞뒤로 일어 난다. 폰알람을 맞춰놓고 자기는 하지만 거의 습관적으로 깨어 일어 난다. 그리고는 화장실 다녀오고 혈압약 한 알 먹고 커피도 한잔 타서 성경筆讀을 시작해 2p나 4p를 쓰고 간단한 요기를 하고 출근준비를 하게 되는데 출근시간 맞추는 게 그리 힘이 든다. 보통의 근무지에서는 둘이 맞교대를 하면 조금 늦거나 하는 걸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데 여기처럼 시간을 칼같이 맞추는 동료들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아침 교대시간인 07:00부터 사무실 근무자 시작시간인 09:00 사이에 특별한 상황발생이나 민원도 없어 조금 늦으면 전화로 다 왔으니 들어가라거나 아니면 퇴근하는 사람도 빨리 가야 할 일이 없으면 조금 더 기다리거나 한다. 그런데 처음 늦었을 때 전화를 했더니 07:30 이 되면 그냥 갈 테니 전화하지 않아도 된다 해서 어쩌다 얼굴을 못 봐도 그냥 와서 근무준비를 했다. 그랬는데 며칠 전 지원실장(관리소장)과 주간근무자가 하는 얘기가 왜 주말마다 늦게 출근을 하느냐 교대자가 얘기하더라 하는 얘기를 듣고 솔직히 왜 그랬냐 하면 교대하는 아침 퇴근하는 내게 자기 사적인 기준대로 이래라저래라 해서 기분이 좋지 않아 일부러 얼굴 마주치고 교대를 하지 않은 적도 있다. 기본으로 교대할 때 하는 치우기도 하지 않는 사람이 나 같으면 그런 말 하지도 않고 또 그런 식으로 관리자에게 얘기도 안 하지만 어쨌든 다 내 탓이니 어쩌랴. 근무하는 날까지 교대자든 관리자든 언짢은 말을 할 빌미를 주지 말아야지. 그래서 오늘 아침 나왔어요 하고 큰소리로 얘기를 했다.
어제 오후 늦게 갔던 삼육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우리 교회 집사님 따님, 이제 43세에 스무 살 대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 남기고 떠난 따님 문상도 슬펐지만 한가지 더는 忘人의 손위 동서도 몇달전에 암으로 스무살 쌍둥이 딸을 남기고 갔다는 얘기에 어떻게 이런 경우가 다 있는가 빈소에 계시던 시어머니를 다시 쳐다보았다. 물론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이는 망인의 신랑이었다. 며칠 면도도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지난번 고대병원 중환자실에서 만났을 때보다 초췌한 모습에 가슴이 아팠고 친정엄마인 집사님도 내 얘기에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중환자실에서 한 달여 단 한마디도 못하고 오늘 발인을 한 이효명 성도의 安息을 다시 기도드린다.
그리고 남편과 남매가 바르게 자라기를, 집사님도 어서 마음 추스리기를 바라고.
Amen.
- 2024. 11. 10. 삼성동 근무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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