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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

추석날 근무중.

 

 

 

우리 24시간 격일근무자들의 연중 애로사항이 바로 명절근무다. 

두 명이 맞교대를 하면 차례가 닿는 사람이 근무를 할 수밖에 도리가 없다. 가구수가  많아 하루 근무가 두 명 이상이면 차례를 지내는 맏이가 있는 경우 양보도 받을 수 있지만 웬만하면 바꿀 생각을 안 한다. 명절에 쉬고 싶은 것은 누구든 마찬가지기 때문에. 이상하게 명절근무가 걸리면 몇 해를 계속 그렇고 반대의 경우도 몇 해째 계속 쉬게 된다. 나는 지금 첫 번째 경우고. 그렇게 아침에 출근을 해서 지하 1층사무소 전화를 착신전환하고 지하 4층 기계실에 내려가  폐기물 집성판을 치우는데 모르는 번호 전화가 와 받았다. 나처럼 오늘 순서가 된 주차근무자였는데 사무소 비번이 바뀌어 열리지를 않는다고 해서 무슨 일로 그러느냐 물어도 대답을 안 해 올라갈 테니 기다려라, 사무소 앞에 가서 무슨 일이냐 물어도 역시 그 말뿐 대답을 안 해 웬만하면 사무실 열지 말아라 오해받지 말고. 좋은 뜻으로 한 얘기를 이 양반이 어떻고 해서 이 양반이라니 결국 말이 거칠어지고 서로 쌍욕까지 주고받았다. 사무소에 들어가려고 한 이유가 별게 아니고 출근부 서명을 하기 위함이었는데 아니 오늘 안 한다고 월급을 안주는 것도 아니고 며칠 후 한 번에 해도 되는 걸 이렇게 그날 목숨이라도 걸듯 챙기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는 둘 주차반장과 미화반장 똑같이 인성미달이다. 틀림없이 그들은 나를 그렇게 생각할 것이고. 지원실장이 한 얘기 상대가 아니다 싶으면 목소리 높이지 말고 참아라 한 얘기를 잇고 말았다. 두 사람 미화반장과 주차반장 두 사람이 장기근무를 했다고 자기 위치도 모르고 새로 근무하는 나를 처음부터 대해 이런 경우를 처음 본 나를 당황하게 했다. 지금 생각하면 두 사람 일반적인 경우도 모르지만 그들을 그렇게 대한 우리 기전 근무자 중 한 사람과 맞교대자의 책임도 있는데 맞교대자에게는 나에게 처럼 하래도 못했겠지. 그는 키가 구척장신이기 때문이다. 나도 성인남자 보통체격만 되었으면 그렇게 하래도 못할 사람들이다. 아마도 이 일기를 읽는 분들은 그런 경우를 당해보지 않아 그럴 리가 할 거고 나처럼 작은 이들은 이해를 할 거다. 이 얼마나 치졸한 짓들인가. 나는 어려서부터 또래들에게 등치로 못 당하면 말로 대들어 동네 또래들이나 선배들이 건드리지를 못한 별명 `악바리`였다. 형이 없어 더 나를 내가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42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당시로는 키도 크시고 인물도 훤하셨는데 나는 왜소하셨던 할머니를 닮아 이렇다. 외려 우리 누이들은 옛날 여자키로 큰 편이었다. 아침에 그러는 바람에 지금까지 기분은 바닥이고 또 더 부딪치기 싫어 나가라고 해도 버티고 소리를 높여 할 수 없이 차례를 지낼만한 시간에 결국은 실장에게 전화를 하고 말았는데 아이고 할 수 없는 꼰대들 했을 것이다. 나중 사과문자도 보질 않는 걸 보니.

추석 당일에 한 편의 흑역사를 기록하고 지나간다.

덥 다.,

 

- 2024. 9. 17 한가위 날에 근무를 하며. "연희 나그네" -

 

D + 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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