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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

ㅇ우리 이웃을 잊고 있었다.








내 살기가 이토록 각박했었나 아님 다른데 정신이 팔려 있었나 이렇게 오래 잊고
있었다니 깜짝 놀랬다. 이웃이 없어진 것도 아니고 어디 외딴 곳으로 이사를 한 것
도 아닌데 어째 이 카테고리를 이렇게 오래 비웠나 모르겠다.
우리 사는 연희동 집은 열 네가구 작은 연립인데 노 전통령이 사는 집과 가깝고 비
교적 고급주택이 끝나는 궁동산 아래에 위치해 있어 공기도 좋은 편이고 바로 산을
넘으면 홍제천으로 한강까지 걷거나 자전거, 달리기를 하기도 좋고 공기도 좋은 괜

찮은 동네다.
오랜 동네라 우리처럼 나이 많은 분들이 더 많아 동네 미장원에서 오천원이면 머리
도 자를 수 있는데 거기를 이용하다 모양이 너무 안좋다는 마눌의 명령으로 다른데
로 가는지 두어번 되었다. 두달에 한번 자르니 반년 정도 지나 이제 다시 자를 때가
되었다. 우리집에 함께사는 가구들은 우리처럼 자가보다 세를 사는 집들이 많아 조

곤란한 일들이 생기는데 다름 아닌 쓰레기봉투와 재활용 물품을 내어 놓는게 엉

이라는 거다. 요일도 지키지않고 쓰레기 봉투값 아끼느라 재활용품도 아닌걸 누

가 보지 않을 때 내어 놓아 수거도 안되고 집앞의 공간만 지저분하게 만들고 심지어

여행용 캐리어 같은걸 내놓아 지금 몇달째 방치가 되고 있어 남보기 부끄럽고 요즘

종이박스 가격이 폭락을 해서 누가 주워 가지도 않는데 수거도 잘 안해서 연립 입구

쪽 벽면에 벽돌로 만든 공간이 항상 지저분하다. 그렇다고 누가 정리도 안해 그 공

간을 없애고 싶은데 내 맘대로 하기도 그렇고 해서 망설이는지 사년이 지났다. 애꿎

은 우리 앞집 203호 아주머니께서 풍맞은 후유증으로 한쪽 몸이 불편하신데 나이 오

십이된 정신지체 아들과 살면서 폐품을 모아 101호 아래 주차공간 한쪽에 모아 놓았

다 팔아 용돈에 보태느라 그분이 가끔 치우지 않으면 일년내내 엉망일테고 그런데다

101호에서 주차장 입구 아래로 물이 떨어지는지 몇달이 지나 아랫집 아주머니께서

남자분에게 얘기를 했다는데 그냥 계속 방치를 해서 나도 한번 얘기를 했는데 그 후

로도 계속 물이 흘러 보기도 그렇고 혹여 오래된 건물에 문제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

정이다. 수도계량기도 이상이 없고 201호도 이상이 없는데 누수전문가라도 불러 확

인을 해야 되는데 어쩌려고 그러는지 이해가 안돼도 싸움날까 더 얘기하지 말라는

마눌의 분부때문에 참고 있는데 어째야 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마눌이 찾아낸 동네지만 내 마음에 드는 비록 마을버스를 잠깐 타야 하는 불편

함이 있는 동네지만 오래 살고 싶은데 한가지 아쉬운건 너무 비좁아 내 공간이 없는

점이다.

앞으로는 가끔 이 카테고리를 다시 채울 생각이다.


-2020. 3. 23. 월요일 아침 퇴근을 앞두고 "연희 나그네"-




                                                                         D + 2,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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