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창을 이어져 이틀에 하루 옥탑에서 지내는 날 낮에는 방에 있지를 못해 점심 후에 나와 도서관이나 신촌 현대백화점, 아니면 아내를 느지막이 만나 합정동 딜라이트스퀘어(왜들 이렇게 외국어남발을 하는지) 교보문고 또는 메세나폴리스의 광장이나 홈플러스, 그리고 이열치열 망원시장 등등으로 돌다 저녁 늦게 옥탑으로 돌아가면 한낮에 달궈진 방안 온도가 34도를 넘어 35도까지 이어지는데 선풍기 하나 틀고 잠을 청한다. 그런 생활이 한참이 되니 겨우 적응은 되었지만 이제 지쳐 간다.
오늘 아침에도 교대를 하고 퇴근해 우선 옥탑에 짐(빨래와 빈찬통 등등)을 내려놓고 예약한 한의원에 가서 침치료를 받고 나와 부리나케 홍대입구역 단골치과에 가서 헐거운 아래 부분 틀니를 손보고 치료비를 받지 않아 빵을 조금 사다 주고 나왔다. 다음코스로 마포평생학습관으로 와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려고 처음으로 지하 식당으로 내려가니 오늘은 한 가지 메뉴밖에 안 된다고 해서 외식을 거의 안 하는 내가 맘먹고 가니 역시 아니구나 하고 그냥 4층으로 올라와 공짜 컴으로 일기를 올리고 있다. 여기 학습관에 도착해 들어오면 1층에 `마포갤러리`라는 상설전시장이 있는데 `노들강변`이라는 전시회 제목에 끌려 들어가 구경을 했다. 노들은 영등포가 고향인 우리가 노량진 일대 한강을 이르던 말이라 반가움에 들어갔는데 화가분은 마포가 고향이라고 했던가 학교를 그쪽에서 다녔다고 했다. 우리보다 10여 년이 젊은 분이었는데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국교교사를 했다고 한다. 사진 몇 장 찍었으니 조금 후에 인스타에 올려야지.
그리고 오후에는 내가 아는 윗분과의 약속이 있다. 찻집에서의 만남은 아주 오래 되었지만 교인이시라 식사시간도 아니고 해서 정하셨는데 내 추측은 나처럼 혹시 외로워서가 아닌가 싶다. 부인도 자식도 있으시지만 남자는 남자 나름의 외로움이 늘 존재하기 때문에. 만나 뵈면 알 수 있겠지. 내가 보내는 톡을 읽으시는 거의 유이한 연배의 분이라 나도 늘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오늘 일기를 접고 남은 시간에는 포털 뉴스도 보고 신문도 훑어보자.
- 2024. 8. 13. 마포학습관 디지털자료실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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