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 오늘도 봄비가 내린다.

 

 

 

새 근무지 첫날 근무를 마치고 새벽에 일어나 성경筆讀도 하고 허기도 해결, 밖으로 향하는 CCTV화면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방재실이 1층이라 현관을 나가니 지나는 이들이 우산을 들고 다닌다. 엊그제 짐을 가지고 올 때 우산을 챙겨 온 거 같아 사물함을 열어봐도 없고 신을 갈아 신다 보니 신옆에 놓아두었다. 참 기억력이 떨어지기는 많이 떨어지고 조금씩 점점 더 하니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지 않나. 

태어날 때 남자가 굳은 심지를 가지고 태어났어야 좋은데 그렇지를 못해 이렇게 오래 살고도 작은일을 가지고 지나고 나면 결코 큰일도 아니고 하늘이 무너지거나 땅이 꺼질 일도 아닌데 잘 자는 잠이지만 몇 번을 깨고 깜짝깜짝 놀라고 말로는 아들하고 아내밖에 겁나는 게 없다고 하면서  말이다. 여기 새근 무지는 일반 아파트 기전실하고 다른 방재실 근무인데 세대가 적고 또 건축면적도 작은 고층 두동이라 방재실도 너무 협소해 잠자리와 휴게공간하고 작고 식사준비 공간이 없어 그게 불편하고 10년 이상 차이나는 실장과 근무가 아무래도 그렇다. 왜냐하면 성장과정이 달라 사고방식이나 생활습관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격일 근무자들은 한주는 세 번 다음 주는 두 번 같은 날 근무를 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어제 같아서는 너무 힘들어 근무하기가 힘들겠다 생각을 했고 다른 문제가 겹쳐 숨이 막힐 거 같았는데 그래 내선에서 안 되는 것은 그냥 내려놓기로 했다. 내가 살아야 누구를 생각하든 돕든 할거 아닌가. 내일 새벽 인천공항으로 1978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간 누이와 매형이 귀국을 한다. 멀쩡한 아들도 둘이 가정을 이루고 살고 또 오래 미국에 살아 자리도 잡았는데 도체 무슨 일로 나오고 더군다나 국적회복신청까지 한다고 하니 자세한 걸 물어볼 수도 없고 답답하다. 나와서 얘기할 때까지는. 나는 근무날이라 동생이 새벽에 가서 모시기로 했다.

 

일단 비를 맞고 퇴근을 하자. 또 모르지 좋은 일이 기다릴까 말이다.

 

- 2024. 3. 12. 문배동 근무지에서 퇴근을 기다리며. "연희 나그네" -

 

D + 4,117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 무엇으로 사는가.  (2) 2024.03.22
&. 여기는 마포학습관 아현분관.  (0) 2024.03.20
&. 봄은 오는데.  (0) 2024.03.10
&. 오늘 안식일.  (0) 2024.03.09
&. 무슨 일일까.  (2) 202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