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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 설날근무의 短想.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설날 당일근무를 하게 되었다. 격일 근무를 하는 우리는 경비근무자들과 함께 순서대로 이틀에 하루 근무가 돌아오니 복불복으로 명절근무를 해야 한다. 문제는 나처럼 장남들의 명절 나기인데 우리는 2010년에 여섯 번의 기제사와 명절제사를 지내지 않기 시작해 삼 형제와 두 누이네가 모이면 되지만 2014년부터 일반병원 일반병실에 입원해 계신 엄마 때문에 제사를 계속 모셨어도 지낼 상황은 아니다.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는 제사를 모시지 않았기 때문인데 어떤 이유든 장가를 들고부터  맏이인 우리가 모시던 제사를 廢해서 늘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일반이다. 과정도 그렇지만 자꾸 되뇌는 것은 長男으로 태어난 原罪이기 때문인데 아마도 내가 갈 때까지 벗어날 수 없는 사항이니 이렇게 잠깐 표현이라도 해야 조금 편안해진다.  그리고 우리 아파트 시설관리근무는 휴일이나 공휴일과 명절근무가 조용하고 편하고 좋다. 시간이 늦게 가는 게 흠이지만 잘 활용하면 그도 괜찮고.

 

조금 전에 잠깐 본 TV에서 `나혼자 산다`스페셜에 나온 하석진이라는 배우의 일상을 보고 아 저 친구도 결혼이 힘들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강이 바라 보이는 아파트에 사는데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커피원두를 직접 갈아 우유와 섞어 라테를 만들어 마시고 지하 피트니스에 내려가 달리기와 요가로 몸을 풀고 올라와 아침을 만들어 먹는데 참 일상이 빈틈없이 짜여 있고 세탁과 자동청소기 사용, 색깔별로 세탁물을 구분해 세탁기 돌리고 다시 내려가 일본어 공부하고 차를 몰고 외출해서는 먼 동네 `라멘집`으로 가서는 브레이크타임을 기다려 지난번에 먹은 거와 다른 메뉴로 먹고 포장까지 해서 돌아오는데 라멘집 탐방이 취미라 국내는 물론 외국에 까지 가서 동영상까지 찍어 보관을 하고 있었다. 십 년째 독립을 했다니 혼자 사는 게 이골이 났을 테니 그렇게 짜인 생활을 하는 그에게 어떤 여성이 들어가 함께 산다는 건 내보기에 불가능이다. 남자든 여자든 혼자 그렇게 시간 낭비 없이 꽉 짜인 생활을 하면 이성이 비집고 들어 갈 수가 없을 테이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출연자들이 전현무부터 생각과 행동을 바꿔야 그 생활에서 탈출가능할 것이다.

 

이제 지하 기계실을 벗어나 지상으로 나가 단지 內도 돌아보고 롯데월드타워와 바로 앞 중동고가 있는 단지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자. 밥값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또 하루가 가고 한살을 더 먹는다 오늘.

 

- 2024. 2. 10 음 정월 초하루에 일원동 근무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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