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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日誌

"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어제부터 기온이 올라 오늘 아침에는 조금 더 오르고 이제 겨울용 기모바지가 부담이 되어 더 입기가 어려워 며칠 전부터 얇은 보통의 청바지를 입고 작업을 했고 어제 아침 입고 출근한 두꺼운 청바지를 오늘 아침 퇴근 할 때는 입지를 못했다. 사람이 참 간사하다. 엊그제까지도 추워 추워하다 말이다. 지난해 12월에도 대책 없는 이직이 이어져 깜깜했지만 다행히 2024.1.1부터 조금 나은 아파트에서 일을 시작하고 오늘 이월을 맞았다. 근무지마다 큰 차이는 없고 덜 나쁘면 다행이니 2개월 3개월을 지내고 일 년을 채워보자.

 

- 마흔일곱 번째 이야기.

 

부천 역곡에서의 8년과 심곡동에서의 2년을 보내고 결혼 후 10년 만에 드디어 고향인 서울로 들어오게 된다. 그런데 연고가 없는 동대문구 이문동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나하고 동갑이었던 맏처남이 다니던 전기회사에서 유통사업부를 만들어 서울 시내 몇 군데 재래시장에 중급 슈퍼마켓을 차렸고 그중 한 군데가 이문동 이경시장이었다. 내가 역곡의 가게를 정리하고 그리로 들어오라는 처남의 권유로 그 시장에를 가보고 놀란 게 아주 어린 시절 아버지나 누이를 따라가서 봤던 그 60년대의 영등포시장 같은 분위기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시장에 길게 지어진 단층 건물에 슈퍼마켓이 있었는데 제법 장사가 잘되어 옆공간에 그만큼의 넓이로 확장을 하기로 했으니 확장을 하면 임대칸을 하나 주겠다고 해서 역곡에서 서울 이문동으로 오기로 하고 우선 살림집을 전세로 얻었다. 그런데 이사 날짜가 되어도 슈퍼는 확장공사를 시작도 안 하고 언제 시작을 할지도 몰라 우선 시장 가운데 겨우 세 평짜리 가게를 얻었다. 주인이 금방을 하다 그만한다고 세를 놓아 가게는 작고 월세는 비싸도 우선 권리금이 없어 덜컥 계약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서야 아내 얘기가 오빠 성격이 딱 맺고 끊는 게 없으니 그만 믿고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우선 얻은 가게가 좁지만 시장 안 네거리 코너고 가게 앞 공간을 쓸 수 있어 우선 밑천이 작게 드는 생물, 과일을 팔기로 하고(역곡에서 좌판 하나 놓고 장사 시작을 할 때도 처음에 과일을 팔다 일주일 만에 걷었었다) 가게 양쪽에 철물점에서 철제 앵글을 사가지고 내가 직접 양쪽 좌판을 만들어 놓고 새벽 청량리 시장에 아내가 가서 물건을 해서 용달에 싣고 오면 아들을 학교에 보낸 내가 가게에 나가 기다리다 물건을 받아 같이 진열을 했다. 그런데 역곡에서 처럼 이문동 이경시장에도 입구에서부터 과일 노점과 가게가 몰려 있고 우리 가게 들어오는 길목에도 과일노점이 있어 장사를 잘하고 있고 매일 다니는 과일리어카까지 단골장사를 하는 데다 한 번은 보니 우리 가게 주인여자가 과일 리어카에서 과일을 사는 게 아닌가. 가뜩이나 며칠을 딸기가 무르도록 허탕을 치고 있는데 뭐 한 말로 눈이 돌아갔다. 비싼 월세를 받고 과일은 리어카에서 사 먹으면 다음 달 월세는 땡이다 하고 옆가게 사람들 듣고 전하라고 큰소리로 떠들었다. 그리고 그 소리가 들어갔고. 그래 저래 과일을 치우고 시작을 한 게 패스트푸드였다. 브랜드는 못하고 정보지에 조그맣게 난 광고를 보고 연락을 해서 이름도 생소한 간판을 걸고 시작을 했다. 나는 그때 처음 햄버거도 맛보고 아마 피자도 처음이었을 것이다. 치킨도 돈가스는 먹어 봤을 테지만.

 

- 오늘 여기까지.

 

이제 학습관을 나가 인사동으로 가서 후배뻘 친구의 단체 사진전을 돌아보고 아내를 만나 봐야지. 아침에 집에 올라가 잠깐 보기는 했지만.

 

- 2024. 2. 1. 벌써 2024 1월을 보내고 오늘 이월 초하루다. 학습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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