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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日誌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오늘 2024.1.1 양력 정월 초하루다.

오늘도 또 이직을 해서 첫 근무날이다. 여기 오기 전의 근무지도 이곳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고 같은 지역난방이고 역시 전기 기계가 분리되어 있었지만 모든 게 이곳과 정반대의 구성이었다. 우선 관리소장부터 부임한 지 삼개월로 이전 근무지소장의 삼 년과 다르고 잠깐 대한 성격도 전근무지 소장과 다르고. 여기 바로 전소장은 여성분이었다고 하는데 외려 남자소장보다 대범했는지 모든 기전일을 책임자들인 기전과장과 계장에게 맡겼다고 한다. 헌데도 결국 어떤 주민의 갑질로 물러 났다고. 원래 아파트관리소장은 주민대표나 회장들의, 우리 표현대로 우리보다 훨 파리목숨이다. 그리고 내게 제일 중요한 동료들, 맞교대하는 이도 기본예의가 있고 오늘 함께 근무하는 전기담당기사는 고교졸업이 십 년 차이인데 서울 선린상고를 졸업하고  현재도 노량진에 살고 있다고. 남자다울 거 같고 맑은 물 좋아한다니 어쩔꼬. 같은 영등포에서 고교부터 살았다고 해 서로 더 반갑다.

 

- 마흔다섯 번째 이야기-

 

그렇게 결혼을 해서 아는 이 없는 곳에 가서 아무 일이라도 해서 먹고살겠다고 부천시 심곡동 아내 친구네 동네에 점포 달린 역시 고생하며 동네에서 채소가게를 하고 살던, 작은방과 점포가 달린 그 동네에 우리 역시 큰 도로 뒤의 이면 도로변 점포에 둘이 누우면 딱 맞는 방이 달린 가게를 얻어 살림을 시작했다. 1987.7.3 한여름에 서울 합정동에 있던 `규수당예식장`에서 결혼을 하고 부천시 심곡동에서 연탄아궁이에 석유곤로를 놓고 그렇게 시작을 했다. 규수당예식장은 신부가 다른 건 다 좋은데 결혼식은 그곳에서 하고 싶다고 해서 유럽식으로 하얀 건물에 붉은 기와로 멋을 내고 정원도 있어 예식장사진만 찍던걸 내가 알기로는 일반예식장으로는 처음으로 식장사진과 정원사진을 처음 찍은데로 알고 있고 그 뒤부터 다른 예식장에도 실외 사진 찍을 장소를 만들어 찍기 시작을 했었다. 그리고 큰처남과 우리보다 한 달 반을 먼저 예식을 치른 처제도 거기서 예식을 치러 삼 남매가 예식장 동기가 되었지. 지금은 그 세 부부 중 둘이 남은 집은 우리뿐이 되었다. 아내가 나하고 결혼을 하면 둘이 맨날 싸워서 못 살 거라고 반대를 했던 나와 동갑내기지만 나보다 꼭 육 개월 생일이 늦은 큰처남은 우리가 환갑이 되던 해인  2014에 병으로 먼저 갔고 처제네는 성격이 맞지 않다고 벌써 25년여 전에 갈라지고 동서 했던 인간(못된)이 제 사무실 직원과 재혼을 하고 아이들 학비조차 대지 않더니(돈을 벌어 있었음에도) 얼마 전에 그 여자 하고도 갈라져 혼자 산다고 한다. 무얼 하다 다 망해 먹었다고 들었고 그러니 조강지처도 아니고 같이 살 여자가 아니지. 내가 저희들 갈라진다 했을 때 너나 나나 남의 집 사위는 마찬가지인데 나도 무조건 처갓집이나 처제 편을 들 생각 없지만 한 가지 조강지처 버리면 패가망신하니 잘 생각해라 했어도 돈이 있던 그때는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겠지. 팔 남매의 막내라 그런지 내 눈에는 버릇도 없고 내가 세 살 위인데 형님소리 한 번을 못 들어 봤다. 지금 대면을 해서 꼬락서니를 한번 보고 싶다. 내게 버릇없이 군건 그렇지만 처제와 두 아들에게 못 되게 한건 벌 받아 마땅하다.

때는 때대로 간다이다.

 

- 오늘 여기까지.

 

첫날 근무가 양력 정월 초하루지만 주민민원도 별로 없고 누구 눈치 볼일도 없이 하루가 가는데 바로 전근무지 생각하면 기가 막히다. 만 65세가 넘고 삼 년여를 여기저기 다니며 고생한 기억에 눈물도 나고 돌아보기도 싫지만 여기에서는 더 조심하고 제일 나이가 많으니 내가 궂은일 해가며 잘 지내기를 맹세한다.

 

- 2024. 1. 1 대치동 아파트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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