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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日誌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오늘 아침 퇴근 후에는 지난주 예약을 했던 홍대입구역 동교동에 있는 마인치과에 가서 2015에 했던 윗부분 틀니가 망가져 새로 본을 뜨고 아랫니도 새로 부분틀니를 하기로 했다. 먼저는 일반비용으로 했고 이번에는 나이가 많아 보험혜택을 받게 되었는데 썩 좋은 기분이 아니다. 당시에는 원장선생도 젊은 나이였는데 많이 나이가 들었으니 나는 남들이 보기에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고 오늘 본을 뜨면서 이제 갈 때까지 쓰게 잘해달라고 하니 그렇게는 못합니다. 요즘 수명이 늘어 언제 갈지 모르는데 어떻게 보장을 하느냐 해서 웃었다.

 

- 마흔세 번째 이야기.

 

그렇게 여의도광장의 생활을 이어 가다 겨울이 되어 그 넓은 광장에 찬바람이 불고 주말에도 찾는 사람이 없어져 객인 나는 더 나가기도 뭐 해 광장생활을 멎게 된다. 그리고 오래전이라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생각도 잘 나지 않고 무슨 일이고 잠깐씩 하다 말다 시간을 축내고 1987년 초가 되어 강남고속버스터미널 8층에서 여성복 가게를 하던 고향 신길동 우리 앞집에 살던 후배 겸 친구의 부인을 지나가던 길에 본다고 올라갔는데 마침 손님 한분이 얘기를 나누다 내가 들어가는 바람에 일어나 나가는 걸 보았다. 서로 안부를 묻고 얘기도 나누고 처음 결혼할 때부터 내게 장사 잘하는 아가씨를 소개해줄 테니 장가가서 살으라는 등등을 주고받고 나왔다. 그 가게를 처음 개업할 때 동네친목회에서 마네킹과 옷걸이를 사주기로 하고 내가 남대문시장에서 사가지고 전했던 일도 있었고 시집오기 전 남대문 여성복 상가에서 판매를 잘했던 이라 능숙하게 가게운영도 하고 그 옆 한 칸에서 장사를 하던 지금 우리 아내 하고는 정반대였는데 인연이 되려고 그날 친하지도 않았는데 거기에 앉아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인연이 되려고 내가 나오고 자기는 아무 생각 없이 누구냐 물어봤다고, 그래 나를 소개해 주려던 장사 잘하는 아가씨에 들지 않았던 아내를 우리 동네 친목회날 저녁에 다른 친구(그 친구도 우리 집 앞집에서 나보다 9일 늦게 태어났다. 역시 병으로 옷가게보다 먼저 2009에 미혼으로 갔다)가 하던 영등포 먹자골목 생맥주집으로 데리고 나와 그렇게 만나 겨우 장가를 가서 탈 노총각 노처녀가 되었지만 지금 그 집 남편 내 친구는 체격도 좋고 자기 몸도 엄청 신경 쓰고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 그만 10년 전에 병으로 일찍 가고 그 부인은 우리들하고 연락을 끊고 살림집도 신길동에서 멀리 친정 쪽 뚝섬으로 가서 산다고 한다. 친구가 갔을 때 내게 무언가 서운해 말도 붙이지 않은 게 잊히지 않아 작년에 부근을 지나면서 일부러 올라가 전화를 했는데 역시 만남을 원하지 않는 느낌이라 그냥 돌아오고 말았다. 따지자면 자기도 우리를 이어 주기만 했지 그 뒤로 우리가 부천 역곡에서 만 10년을 고생하고 살 때 관심도 없었는데 외려 우리는 서운한 감정 하나도 없었는데 말이다. 친구들 얘기로는 만나서 뭐 하냐고 좋지 않게 얘기를 했지만 아마도 남편이 아플 때 내가 서운하게 했다고 하는 거 같아 풀고 싶다 지금도.

 

- 치과진료받고 집에 가서 찬통주고 반찬도 가지고 옥탑으로 돌아와 점심 먹고 잠깐 자고 오늘은 오랜만에 여기 동작도서관에 와서 일기를 올린다.

그제 이력서를 새로 작성 두군데 보냈는데 아무 반응도 없다. 역시 나이가 문제다.

ㅎ ㅎ ㅎ .

 

- 2023. 11. 14 동작도서관 디지털자료실에서 공짜컴으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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