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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日誌

" 그 사내, 뒤를 돌아보다 "

 
 
 
며칠 전부터 저녁에는 기온이 내려가 근무지에서는 에어컨을 끄고 자고 어제는 선풍기도 끄고 잠을 잤어도 견딜만했다. 그런데 오늘은 날도 화창하고 기온도 올라가 더위가 느껴진다. 아침 퇴근해 일단 집으로 가서 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나와 지하철을 내린 홍대입구로 와 학습관에 자리를 잡고 일자리 두 군데 이력서를 보내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 마흔한 번째 이야기.
 
1979. 7. 24 군대 제대를 하고 무엇을 해야 할까 제대로 생각도 못하고 시간을 보내기 시작을 했다. 취직을 하려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하게 되면 무슨 준비를 해야 할지 생각도 안 하고 그저 일자리가 생길까 막연하게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다니다 아마도 1980 정초도 지나고 과동창회에 나가 신설동 동대문구청 앞 설계사무소(일명 허가방)에 나가던 동창의 소개로 한 건물 아래층 역시 허가방에 나가기 시작을 했다. 그 친구는 아마도 3학년 때 실습도 나가지 않고 졸업을 하고 아버지가 하든 무슨 대리점에서 자영업을 한 걸로 알고 있고 나하고는 과가 같았어도 반이 다르고 또 내성적이라 말도 거의 나눠보지 않은 사이였다. 그래도 동창이고 집도 신길동 우리 집에서 가까운 도림동이라 자주 어울리게 되었다. 그는 방위를 마치고 자영업에서 손을 떼고 건축을 시작할 때 나름 열심히 공부를 하고 준비를 해서 시작을 했는데 나는 정반대로 그런 준비도 안 하고 그저 막연하게 도면을 그리고, 허가방 도면은 평면도만 그리고 입면도는 기존에 있는 도면의 숫자만 고쳐 구청 건축과에 허가신청을 하고는 했었다. 물론 모두 그렇게 하지는 않았지만. 학교 때부터 제대로 공부하고 고교지만 기본적인 공부를 했던 친구들은 건설회사나 설계전문회사에 취직을 하거나 재수라도 해서 대학진학을 했다. 아니면 허가방에라도 열심히 다니고 또 당시의 5급공무원 시험을 보고 구청 건축과 직원이 된 친구들도 있고. 무슨 일이든 열심히들 했다. 
우리 집 사정도 1978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아버지께서 풍으로 누우시는 바람에 수입도 없이 동생을 대학에 보내고 엄마의 수단으로 생활을 꾸렸는데 맏아들이 정신을 놓고 제대로 일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을 했으니 지금 이걸 쓰면서도 민망하고 창피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그렇게 다니던 설계사무소도 오래 다니지 않고 시간을 보내다 1982년 이른 봄, 2월에 당시 여의도 광장에서 생계를 잇던 누이네에서 나와보라는 말에 그 넓던 아스팔트광장에를 나가게 되었다.

- 오늘 여기까지.
 
자 이제 오늘 신문을 훑어 보고 학습관을 나가서 하루를 지내보자.
 
- 2023. 9. 1 일년의 삼분의 이가 지나고 9월을 맞았다.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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