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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일기

옥탑방 일기. 하나

 

 

 

오늘 드디어 한 달여 苦行을 마치고 연희동 집에서 멀리 떨어지고 동네 분위기도 생소한 상도동 남의 집 옥탑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아내 말대로 본인이 자청한 고생인지 모르지만 난들 칠십 나이에 작지만 내 집을 두고 근무날이나 비번날 연달아 내 손으로 食事를 해결하며 살고 싶겠는가. 물론 장단점이야 있지만 속내용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비정상이겠지. 장점은 눈에 보이면 뭔가 꼬투리를 잡아 잔말 씀을 해야 하는 눈길에서 벗어남이고 가끔 귀찮은 것은 먹는 문제인데 男女를 떠나 그女도 식사준비가 힘들기야 하겠지만 영감인 내가 더 힘들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요즘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 때가 있었지만 이렇게라도 해결이 되어 다행이다.

이제 지난달 전근무지에서 갑자기 해고를 당하는 바람에 전숙소에서 옮겨 보관하다 두고 나온 적지 않은 짐보따리를 택시에 싣고 옥탑방 숙소로 가져가야 한다. 그전에 집에 들러 역시 이삿짐 박스 하나에 있는 짐부터 가지고 와야 함께 싣고 간다. 앞으로는 여기 마포학습관도 어쩌다 오게 될 터이고 반찬 때문에 연희동 집에 와야 하지만 지금처럼 이틀에 한 번은 못 오고 가끔 오게 되겠지. 그래도 서울시 교육청 도서관중에 여기와 정독이 제일인데 정독은 12. 8까지 휴관이라 더 아쉽다.

이제 옥탑방 동네에서 가까운 동작으로 가게 될터이고.

생활근거지가 바뀌는 게 이리 신경이 쓰인다. 원래 근무지나 생활이 바뀌면 바로 적응을 못하고 오래가는 사람이니 앞으로 얼마가 지나야 익숙해질지 모르지만 일단 부딪쳐 보자.

 

- 2023. 9. 17 마포학습관에서 "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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