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習作日誌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어제는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더니 오늘은 날씨가 쾌청이다.
어제 오전 오후 두 군데 면접을 보고 오후에 본 곳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오던 중에 합격통보를 받고 25일부터 근무를 하기로 했다. 그래 공평동으로 돌아가 관리소장에게 얘기를 하고 구인을 하라고 했는데 지금 보니 구인광고를 내지 않아 아마도 나를 뽑을 때 후순위자가 있지 않았나 싶다. 이제 신경을 써야 할 이유가 없으니 관심을 끊기로 하자. 관리소장에게 조금 미안할 뿐 그곳 누구 하고도 다시 소통을 할 일이 없다.
 
- 서른다섯 번째 이야기.
 
고교졸업을 했던 1972년에 같이 예비고사를 봤던 동창의 소개로 미아리 대지극장 앞에 살던 그의 초교동창의 작은 아버지가 김포일대의 해병대 검문소와 탄약고 내무반 등등의 공사를 맡은 경상도의 작은 건설업체의 간부로 있어 그곳 현장사무소(지금의 컨테이너 현장사무소보다 협소한 콘크리트용 나무판넬로 지은)의 기사보조로 갔지만 건축기사도 없고 해병 중령출신이 소장을 맡은 기사도 경리도 아무도 없는 그런 데서 말이 기사보지 급사대우를 받고 그 더운 한여름을 보냈다. 시멘트가 들어오면 운전기사들 하고 함께 하역하고 차량에 넣는 기름 휘발유도 해병근무중대에서 빼 팔아먹는걸 55갤런 드럼통째 사서 집유기로 기름을 따라 차에 넣는 것도 시켜 여름 내내 팔뚝에 기름독이 올라 긁은 자국이 시커멓게 변하고 잠자리도 열악해 동네 살림집 방한칸을 월세로 얻어 지내고 밥은 함바에서 먹었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고 집으로 돌아온 뒤로 1976.10월 입대를 할 때까지 별로 내세울 이력도 없이 여기 조금 저기 조금 다니다 입대하던 해는 과선배의 소개로 인천 부평 5 공단 신설공장 증축을 하던 현장에 이 년 선배의 조수로 가서 입대할 때까지 몇 달을 보내고 스물셋 가을에 논산 제2훈련소로 입대를 한다. 한살이 줄고 그것도 10월에 입대를 해서 고교 동창들과는 군대생활 기간이 많은 차이가 나게 된다. 그래 훈련소에서 후배들을 만나 왜 이제 왔느냐는 소리도 듣고 국교 동창이 훈련소 소대장으로 있기도 하고 그렇게 6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야간에 연무대역으로 이동 밤열차를 타고 서울 용산역으로. `용사의 집`에서 더블백 위에 쭈그리고 앉아 새벽까지 자다 아침에 경원선열차 군용 칸에 실려 의정부 망월사 역 앞에 있던 101 보충대에 배치가 된다. 그리고 거기서 일주일에 두 번 각 부대로 배치가 되는데 처음에 몇 명이 남게 되고 그다음 배출에서도 또 몇 명을 남기니 남은 병사들은 불안해지기 시작을 하는데 자충(보충대 배속)이니 전방으로 가니 하다 그날 저녁에 군용 차량에 올라 청량리역으로 가서 또 기차를 타고 밤늦게 용문역에 내려 5사단 신병교육대로 배속이 된다. 그 시기가 엄청 춥던 12월 말이었다.
 
- 오늘 여기까지. 
 
아침 퇴근 할때 컵라면 한 개 먹고 나와 이제 배도 고프고 집에 가서 양식을 가지고 숙소로 가자.
 
- 2023. 5. 23. 마포평생학습관에서 "늘근 사내" -

'習作日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0) 2023.07.07
"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0) 2023.06.05
"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0) 2023.05.14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0) 2023.04.30
"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2) 2023.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