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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日誌

"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오늘 아침 퇴근을 하는 순서인데 어제 출근을 해서 갑자기 내려온 지시가 우리 근무자 두 사람이 1954, 1958이라 둘 다 나이가 많아 혹시라도 불가항력의 사고가 생길까 해서 한쪽에 젊은 직원 한 명과 우리처럼 나이가 꽉 찬 직원을 섞어 근무를 하라고 정한 모양이다. 그래서 어제 오후 여섯 시 일과 시간이 끝나고 내가 퇴근을 하고 오늘 저녁 여섯 시에 출근을 하게 되었다. 그래 아침에 여기 동교동삼거리 단골치과에 들러 치료를 받고 학습관으로 와서 일기를 올리고 있다.

 

 

- 서른두 번째 이야기.

 

 

그렇게 엄마가 한 식구가 되어 내가 사 학년에 함께 살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가 학교에 다녀오면 아마 여름이어서 그랬을 테지만 세수물을 대야에 떠다 마당가에 내려놓아 주었던 기억이 날 정도로 잘 대해 주셨는데 아마도 내가 정을 붙이지 못해서였는지 쌀쌀맞아 그랬는지 언제부턴가 엄마 눈에 나기 시작을 했고 내 아래 동생은 네 살 아래라 여섯 살부터 엄마가 키워서 엄마말도 잘 듣고 학교에 들어가고부터는 공부도 열심히 해서 엄마의 눈에 들었고 엄마가 아프시기 전까지 막내보다 더 믿는 아들로 지냈다. 내가 그렇게 이 년 후 육 학년이 되어 당시에도 과외공부가 유행을 해서 동네 같은 학년 아이들이 모두 과외를 받아도 나는 한 반 팔십 명이 넘는데에서 십 등에서 십오 등 사이 성적을 유지해 과외를 시키거나 받을 생각을 해본 적도 없이 중학교 입학시험을 보게 되는데 육 학년 담임선생님이 아마도 집안형편이 넉넉지 못해 보여 당시에 전국최고였던 경기공고를 가라고 집에서 가까운 서울공고를 두고 마포 아현동 굴레방다리에 있던 경서중학교를 추천을 해서 입학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그때 1965년에는 일차선발 시험과 이차 선발이 있었지만 일차였던 경서중학교 입학시험에 합격을 해서 중학생이 되었다. 시험도 이틀을 봤고 첫날은 필기시험을, 두 번째 날은 나중에 체력장이라 부르던 체력테스트 네 가지를 봤는데 던지기 턱걸이 공 던지기 팔 굽혀 펴기였다. 공 던지기를 자꾸 왼쪽 방향 금밖으로 던졌던 기억이 난다. 첫날 필기 때는 오래전 돌아간 띠동갑 맏누이가 데리고 가고 둘째 날은 1978에 미국으로 이민을 간 둘째 누이가 데리고 가서 필기시험을 어느 정도 맞힌 거 같냐 물어 국어 산수는 다 맞은 거 같아 했더니 야 그럼 붙는 거 걱정 안 해도 되겠다 하고 며칠 후 옆집 일 년 선배네 소년동아일보에 합격자 발표에 합격이라고 알려 주었다. 당시에는 중학교 합격발표를 소년신문에 하던 그런 시대였다. 며칠 후 학교에 가서 합격자 명단을 보고 입학금 내고 1966에 까까머리 중학생이 되었다. 당시에도 키가 작아 우리 누이 친구들 표현대로 가방을 질질 끌고 버스와 전차를 번갈아 타고 영등포 신길동에서 마포 아현동 지금 아현역(지금 아현중)까지 학교를 다니기 시작을 했다.

 

- 오늘 여기까지.

 

이제 학습관을 나가 연희삼거리 우리은행에서 볼일을 보고 숙소에서 점심을 먹고 엄마병원으로 면회를 간다.

 

- 2023. 4. 20. 오늘이 절기상 곡우라고 한다. 비가 내릴듯 흐린 하늘이다.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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