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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日誌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대전과 남쪽지방에는 비가 온다는데 서울은 아침부터 잔뜩 흐리기만 하다 조금 전까지는 해가 났었고 지금 또다시 흐렸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성경 筆讀을 마치고 잠깐 다시 잠이 들어 한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을 먹었는데 요 며칠 피로가 쌓였는지 바로 일어나 나갈 힘이 없어 오전 내내 누워 쉬다 점심을 먹고서야 겨우 밖으로 나왔다. 점심은 국수가 먹고 싶어 한 그릇을 삶아 먹고 양이 차지를 않아 다시 더 삶아 먹고 조금 남겨 놓았다. 어찌 되었든 잘 먹으니 요즘 같은 시련을 이년 째 견디고 있다. 어제 갈아 붙인 폰의 액정보호필름이 붙이고 보니 제 물건이 아니라 어설프게 보이고 영 신경이 쓰여 삼성서비스센터 홍대점에 물으니 구형이라도 있기는 한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 포기를 하고 대신 새로운 보급형 폰의 가격을 알아보고 나와 아내에게 가격과 가입기간을 보냈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다.

 

-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

 

금연 후부터 나의 생활이 바뀌게 되는데 직업이 바뀌거나 성격이 갑자기 바뀐 것은 아니고 우울증이 없어지는 바람에 원래의 나로 돌아왔는데 그전의 나를 잘 모르는 아내나 주변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은 우리 아내 표현대로 방방 뜨고 다니는 걸로 보이는지 모르지만 원래의 나로 돌아왔을 뿐이다. 우울증 때문에 동료들의 갑질을 다 받아 주다 내 목소리도 내고 일에 대한 의견도 주장하니 그걸 못 보겠는지 마찰이 일어나게 되고 나의 내 일에 대한 투쟁이 시작되었다. 그래도 웬만한 상식을 갖춘 이들과는 무난하게 지내는데 어느 분야든 그렇다지만 교육의 질이나 양에 관계없이 인성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많아 그게 늘 문제가 되고 내 성격도 급한 편이라 기본을 갖춘 동료들과는 아주 잘 지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반대로 충돌을 하게 된다. 그리고 처음에는 일반 건물의 관리사무소 근무를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건물에서는 받아 주지를 않아 아파트로 물러 나고 이제는 그도 촉탁근무로 들어섰고 그도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이 되었다. 그래도 그렇게 시설관리를 해서 지금도 세 식구의 생활을 이어 가고 또 24시간 맞교대, 주당 84시간 근무를 하지만 이틀에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어 내게는 안성맞춤이다. 간혹 야간에 근무지에 있는 게 싫어 주간 근무를 하는 이들이 있지만 자리도 많지 않고 급여도 시간계산이라 우리보다 적다. 그리고 이 일이라도 해서 최소한의 생활비를 버니 아파트 주민들에게 감사한 일이다. 개중에 정말 상대하기 힘든 세대가 있지만 백 가구 중 한가구일뿐이고 미리 대비를 해서 오히려 주민보다는 동료나 관리실 직원들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데 그것까지는 어쩔 수 없이 감내를 하거나 나처럼 정 힘이 들면 내가 나오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일반 주민들은 그래도 제대로 대해 주는 이들이 많아 지낼만하고 우리를 믿고 공동주택의 운영을 맡기는 이들이 있어 우리가 생계를 유지할 수 있고 기본은 감사할 뿐이다. 어제 면접을 본 데서 내일 오전에 연락이 오면 좋겠고 아니더라도 여러 군데에 이력서를 보냈으니 이번 달 말일 이전에 연락이 오겠지 한다.

이제 학습관 밖으로 나가 어디로 발길을 돌릴까 생각중이다.

 

- 오늘 여기까지.

 

- 2023. 3. 23. 유급휴가 5일 차, 학습관 디지털 자료실에서. "늘근 사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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