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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1,033)

 

 

 

오늘 참 좋은 소식이 있어 요즘 계속되는 일터의 문제가 조금 상쇄가 되겠다.

2018부터 친구가 된 동생뻘 친구의 부재가 이어져 걱정이 많았는데 오늘 내 페북스토리를 본걸 보고 너무 반가워 페메를 보내니 바로 답이 왔다. 바쁘게 지내 페북은 혼자 일기로 쓰고 잘 지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비록 대면이 아닌 온라인에서 알게 되었지만 몇몇 친구분들은 친구나 동생, 아니면 조카로 생각하는 나는 역시 구닥다리 `꼰대`가 맞지만 꼰대가 된 지금도 좋다. 세상이 좋아져 내 나이가 칠십이 되었어도(다행히 한살이 줄었음) 아직 건강하고 세 식구 벌어 먹이고 나도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그리고 늘 얘기하지만 정년퇴직을 했거나 하던 일에서 은퇴를 해서 연금생활에 경제적 어려움이 없어도 나처럼 움직이고 버는 생활이 부러운 친구나 지인도 있으니 다행이지. 비록 젊은 사람들과의 소통이나 협업에 문제가 생겨도 그래 보통사람보다 성격도 급하고 까칠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바르게 살려고 하고 나보다 젊은이들에게 책을 잡히지 않기 위해 나름 조심 또 조심을 하는데도 요 몇 년을 힘들어하며 버티고 있다.

어제에 이어 오래된 친구 둘의 소식을 보고 들어 힘든 생활에 위안이 되고 있다. 어제는 더 오래된, 페북 초기였던 2016에 알게된 미국 LA의 띠동갑 여성 친구의 게시를 보았다. 오빠가 나하고 동갑인데 맏아들 노릇을 안 한다고 서운해하던 친구다. 바로 공감과 댓글을 달았지만 아직 응답이 없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그건 그 친구의 오해에서 비롯이 되었지.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것과 그 친구의 생각이 같을 수 없으니 연락을 기다릴 밖에.

그리고 오늘 저녁에는 미국에 이민을 간 고교동창이 귀국을 해 임시 과동창회가 열리는데 졸업한 지 51년 만에 처음인 우리 건축과 A반 반장을 지냈고 몇 년 전에도 귀국을 했다는 소식은 보았지만 만나질 못했었다. 역시 내 생활이 격일제 근무라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 더 그랬지. 그런데 이번에 들어와서는 나를 보고 싶어 한다는 전갈을 들어 고마운 데다 마침 쉬는 날이라 참석을 하기로 했다. 아주 성실했던 친구라 더 반갑고. 그리고 서공고라 지방학생들이 많았는데 아마도 나처럼 서울 출신으로 기억이 되어 또 반갑다. 경제적 이유로 두 달에 한 번씩 50여 년을 모이는 과동창 모임에도 못 나가는 내가 밉기도 하다. 먹는 거 잠자는 거는 福을 받아 지금도 잘 먹고 잘 자는데 남자에게 필요한 경제력을 타고나지 못해 최소한의 체면유지비에 목마른 생활이 조금 그렇다. 그래도 아직 벌어 먹으니 다행아닌가.

이제 숙소로 들어가 잠깐 쉬고 오후에 과천으로 친구들 만나러 가야지.

 

- 2023. 3. 10. 비교적 어제보다 조금 나은 하늘이 가까이 있다.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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