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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日誌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오늘 갑자기 기온이 영하 10 º로 내려가 난방 민원이 몇 건 있었는데 지역난방에 근무한 지도 오래되고 기사 둘을 데리고 주임을 해서 실제 업무는 연세 많은 계장님과 기사들이 다녀 익숙하지가 않아 조금 혼란이 왔지만 전 직장 동료의 도움으로 해결을 하고 다음에도 제대로 대처를 하게 되었다. 동갑내기 동료에게 고마움을 표했지만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한다.

 

 

- 네번째 이야기.

 

6학년 겨울 아마도 11월 말이나 12월에 중학교 입학시험이 있어 담임선생님의 권유대로 지금 아현동 굴레방다리, 아현역 앞에 있는 아현중학교 자리에 있던 경서중학교 입학시험을 보고 합격을 했다. 당시의 중학교 입학시험은 전기와 후기로 나뉘었고 전기도 이틀 동안 시험을 치렀는데 첫날은 필기시험을 둘째 날은 야구공 던지기와 팔 굽혀 펴기 100m 달리기 등등 네 가지의 체력시험을 보고 며칠 후 합격자 발표를 학교 교정에서 하고 그 전날 소년 동아일보에도 발표를 해서 우리 옆집 유기공장을 하던 일 년 선배가 신문을 보고 미리 합격소식을 알려주어 당일에는 느긋하게 가서 교사 외벽에 붙은 이름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첫날 시험은 오래전 돌아간 띠동갑 맏누이가 데리고 가서 점심시간에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사주고 둘째 날 체력시험날은 지금은 미국에 이민을 가서 사는 둘째, 우리를 키워 주신 엄마가 낳아 고교시절 우리와 합한 누이가 데리고 가서 역시 점심시간에 볶음밥을 사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의 중국집 분위기와 테이블에 놓여 있던 간장과 식초가 담긴 병 등등 아마도 내 기억으로는 그때가 중국집에 가본 게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 동네 주민 거의가 힘들게 살 때였고, 아니 서울 대다수의 동네와 가정이 그랬던 시절이었지. 그리고 그 고교생 누이(맏누이는 박춘자 고등학생이었던 누이는 이춘자, 그렇게 한집에 춘자가 둘이라 큰 춘자 작은 춘자 그렇게 불렀다)가 시험을 잘 봤니 하고 물어 국어 산수는 다 맞은 거 같아 했더니 그럼 됐다 하던 기억도 생생하다.

그렇게 합격을 하고 당시에는 서울 시내 중학교 입학생들의 교복을 거의 모두 종로 2가에 있던 화신백화점 2층이었나 3층이었나에 있던 신생이라는 업체에서 단체로 사서 입게 해 백화점 구경도 하고 작은 키에 오래 입으라고 엄청 큰 바지를 사주고 단을 접어 입고 검정 담요로 만든 모자도 쓰고(그 모자는 사철 썼는데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웠음) 버스와 전차를 한 시간씩 타고 중학교를  다니기 시작을 했다. 그 먼데로 권유를 했던 담임선생님의 뜻은 똑똑한데 집안 살림이 넉넉하지 않으니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공업고등학교였던 기공, 즉 경기공고를 가라고 했던 거다. 그 얼마 후에 경기공고가 없어지게 되는데 공업전문학교 5년 과정이 생기면서 경기공업고등전문학교가 되고 경기공고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내가 졸업한 서울공고가 공고 중 최고가 되게 되었다. 물론 역사는 경기공고보다 서울공고가 훨씬 길었지만.

중학생이 되어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고 처음부터 공부는 안 하고 학교가 끝나면 지금처럼 바로 집으로 돌아 오지 않고 당시에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던 남산 어린이 놀이터와 야외음악당, 그리고 걸어서 계단을 올라 중간에 작은 상위에 주사위를 돌리며 호객을 하던 야바위꾼과 작은 새장의 새가 물어내는 새점장사 등등을 구경하고 팔각정까지 걸어 올라가는 등 싸돌아 다니기 시작을 했다. 그 당시 광화문 네거리의 지하도 공사가 시작되었고 완성이 되었을 때는 네 군데 지하도 입구에 부챗살 모양의 지붕이 있었다. 비를 피하게 만들었는데 모양이 멋졌었지. 그때부터 공부는 안 하고 그러고 다녀 엄마의 속을 섞이기 시작을 했다. -

오늘 여기까지.

 

내일도 모레도 더 춥다는데 이제 추울 날만 남았으니 겨울 추위에 적응을 하기로 하자.

 

- 2022. 12. 14. 아마도 올해 첫추위가 아닌가 싶다. "늘근 사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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