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인데 보통의 경우 한파가 이어졌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포근해 다행이다.
수험생 모두 좋은 성적을 받기를 바란다.
요근래는 수시모집으로 어느 정도 대학이 결정이 되어 그냥 요식으로 시험을 보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가 고교 졸업을 했던 1970년대 초에는 대입예비고사를 보고 커트라인에 들어야 합격을 했고 그렇지 못하면 아예 대학진학을 할 수가 없었다. 나도 공부는 전혀 안하고 그래도 대학은 가고 싶어 떨어질 각오를 하고 고교 졸업을 했던 1972년도 초겨울에 처음이자 끝으로 고교 친구 두명을 따라 시험을 보았다. 고교가 영등포라 당시에는 같은 구였던 노량진 중대부고에서 시험을 봤는데 그 둘은 몇달 공부를 해서 합격을 했고 나는 당연하게 떨어졌다. 그 다음해 둘은 재수로 대학진학을 했고 졸업을 해 그때부터 나와 인생이 달라 졌지. 고교 과동창회를 지금도 두달에 한번 하고 있는데 한명은 당시 살았던 성북구 하월곡동의 국교 중학 동창들과 나도 친구로 지내 소통을 하고 한명은 내가 참석을 잘 안하는 과동창회에서 어쩌다 보고 지낸다. 그 시절을 멍때리고 지나는 바람에 지금까지 어려움의 연속이지만 내 스스로 택한 길이니 그냥 속으로만 얼굴이 벌개진다.
어제 평소보다 느즈막히 퇴근을 하고 숙소에 잠깐 들렀다 바로 동묘벼룩시장으로 노트를 구하러 나갔다. 그런데 역시 그곳에도 예전 길거리 좌판의 노트는 없었다. 그래 나오다 창신동 문구시장 생각이 나서 옛날 동대문스케이트장이 있던 부근의 문구골목에서 아주 두껍고 종이 질이 좋은 노트 한권을 사가지고 돌아와 신촌 이마트에서 간단한 장을 봐 숙소에서 늦은 점심과 이찌고뿌를 하고 긴 낮잠도 즐기고 일어나 또 나가 저녁무렵 신촌에서 아내를 만나 숙소로 돌아가 저녁을 먹고 마나님은 집으로 갔는데 나는 피곤에 절어 배웅도 못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에 일찍 깨어 일상인 성경을 쓰고 출근을 했다.
그리고 오전 아무래도 계속근무가 어려울거 같아 3개월로 종료를 하기로 통보를 하고나니 마음이 편하다. 누차 얘기했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 근무는 일하고는 거의 상관이 없고 주민이나, 특히 입주자대표들 대표회장님들의 눈에 들어야 한다는거다. 이 연세에도 그거 비위 맞추는걸 못하니 그냥 마음편하게 이동을 하기로 했다. 그래야 나도 살수 있으니.
그리고 지금 근무하는 브랜드의 아파트들이 별나게 갑질을 해댄다. 벌써 세번째다.
자 오늘도 얼마 남지 않은 근무시간이 지나면 6시 이후에는 비상대기 뿐이다.
- 2022. 11.17. 대학수학능력 시험일이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젊은 황태자가 방한을 한 날이다.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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