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일어난지 오늘 4일째가 지나고 있다.
생떼같은 젊은이들의 목숨이 잃은 인원이 현재까지 155명이다. 바다도 아니고 공중도 아닌 땅 위, 그도 수도 서울의 번화가에서. 처음 뉴스를 보고 경찰의 해명에 어느 정도 수긍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행정안전부장관의 한심한 해명이나 경찰 책임자의 설명이 무책임하기 짝이 없음을 느끼게 되었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처의 장관과 경찰총수의 해명으로는 빵점도 아닌 자격미달이었다. 뒤늦게서야 사과를 하면 무엇한단 말인가. 이미 유가족들이나 국민들은 실망과 분노가 치밀어 올랐는데. 오늘에서야 사과를 하니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대통령은 지난 번 광주아파트붕괴 사고시에 늦대응을 했다는 비난에 시달려 이번 사고에는 처음부터 직접 대응을 하고 있는데 참모들이 하는 짓이 참 그렇다.
오늘 부터 희생자들의 장례가 치러지고 있으니 부디 이승에서나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오래 살아 가기를 기도한다.
어제 오후에 머리를 깎은지 오래 되어 홍대입구역 부근 단골미장원에 가서 느닷없이 젊은이에게 민망한 일을 당해 머리도 못깎고 그냥 나오고 말았다. 세상이 아무리 좋아졌어도 젊은이나 우리 늙은이나 서로 지켜야할 예의가 있고 선이 있는데 백주대낮 그것도 남의 영업장에서 제 부모뻘에게 먼저 말시비를 거는 경우가 어디에 있는가. 나도 자식을 잘못 가르쳤지만 어제 그 젊은이 하는 짓은 부모욕 먹이기 딱 좋은 짓이었다. 그도 그렇지만 미장원 주인을 비롯해 두명의 나이 많은 아주머니들이 있었지만 아무리 아는 사이라고 한마디 뭐라지도 않고 외려 내게 둘다 손님이라고 하고 그 못된 젊은 망둥이는 소파에 삐딱하니 앉아 내가 더 뭐라하면 치기라도 할 태세라 결국은 경찰을 불러 얘기를 했지만 그들 젊은 경찰들 하는 말도 똑같았다. 그정도는 위협이 아니라고. 그래? 그러면 얻어 맞든지 아니면 쓰러지든지 하고난 다음에야 위협이겠군 하고 돌아 나오고 공원에 앉아 한참이 지나서야 화가 가라 앉았다. 둘다 손님이라고 내게 뭐라던 주인이 더 괴씸했지만 12년을 다닌 내게 전에도 말을 제멋대로 해서 2년여를 다니지 않았는데 또 그랬으니 이건 아니다. 아무리 손님과 주인이지만 나는 없는 여동생정도로 생각을 하고 인간적으로 대했지만 어제 일로 다 물거품이 되고 인간에게 실망을 했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그렇게 까칠한가 아니면 작은 체구라 노소를 떠나 만만해 보이는가.
어제 그일이 있고 나서 들른 `글벗서점` 여사장님 말씀, 왜 그렇게 힘들게 사시나요 좀 편하게 지내세요가 정답이겠지.
- 2022. 11. 초하루, 딱 올해도 두달이 남았다. 시간이 총알을 탔다.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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