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저녁 안식일이 시작되었음에도 동창들 만나 얼마만에 작정을 하고 스트레스 핑계로 그렇게 많이 퍼마시고 어제 출근해 잃어버린 안경때문에 절절매고 오후 늦은 시간에 저녁을 먹고서야 겨우 정신이 맑아졌거늘 오늘 아침 퇴근하고 도봉산 아래 막내누이네 가는길, 한잔 생각이 나서 겔국 누이네서 점심먹으며 매형이 숨겨논거 아침밥과 반주로 한잔하고 교회갔던 매형이 돌아와 시치미떼고 나왔다. 큰조카가 있어 조금 미안했지만 더 있었으면 매형과 둘이 또 한잔했겠지. 매형은 10년전에 風을 맞았어도 술을 좋아 해서 밖에 나가 누구하고 마시는지 마시고 가끔 경찰관 신세도 지기 때문에 미안해도 얼른 나와 무거운 김치가지고 신촌현대보관함에 넣고 연희동집으로 햇볕과 상춘객 구경하며 연남동경의선숲길과 연남동 음식점길 지나 연희동국화빵, 실과바늘, 사러가쇼핑센타, 연희동사진관 지나 우리집앞에서 톡 남기고 내려와 연희삼거리 반지하 원룸 가보고 다시 신촌현대에서 김치찾아 귀옥탑했다. 김치찌개 한냄비 끓여 다시 또 반주한잔.
나는 중독이로소이다.
이즈음에는 연희동으로 구경오는 젊은이와 나이든 사람들이 넘쳐 난다. 우리동네 좋은동네.
중독이지만
그래도 Amen.
- 2025.3.9 상도동옥탑방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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