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역 앞에는 유동인구가 꽤 많은 편이다. 아주 오래 전 코엑스 지하상가가 한참 붐빌 때 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인도에 잠깐 있어 보면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도 꽤 지나 다닌다. 오눈은 비교적 날씨도 좋고 기온도 적당하다. 이런 날은 나도 서울을 떠나 가까운데라도 여행을 가고 싶은데 교통비도 만만치 않아 이틀에 하루 시간이 남아도 실행을 못하고 작년 12월에 먼길 떠난 파주 운정 친구가 생각난다. 아픔이 심해져 운전을 못한 서너해 전까지는 다마스캡을 몰고 나를 태우고 가까운데는 물론 먼데, 강원도나 아랫동네 경상도까지 다녔다. 가끔 다마스뒤 짐칸에서 둘이 누워 자기도 하고.
남들이나 남은 친구들이 일기를 보면 내 필요에 의한 친구생각이라 하겠지만 아마 그 친구에게도 제일 많이 연락을 하거나 만났던 친구가 나였을거다. 나중에 지아들에게 톡으로 들은 얘기는 아버지가 아저씨얘기를 했는데 누구말도 안듣는다고 했다고. 생전에 지 아들을 대단하게 생각한건 알지만 그런 말까지 했던건 당연히 몰랐고 또 그 얘기를 내게 전한 그 아들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은 했다. 떠난 친구 흉은 아니고 저도 만만치 않았다. 남들에게나 어려운 친구들에게는 베풀고 살았지만 저 자신은 무섭게, 옆에서 부인이나 내가 보면 남들 앞에서 창피할 정도로 아끼고 살았지. 우리 아들하고 지딸이 어릴 때 승용차로 우리 아내와 넷을 태우고 어린이날 어린이대공원에 가서는 그 사람 북적이는 공원 한켠에서 부르스타에 냄비얹어 라면을 끓여 먹었었다. 1983 장가 가는날 흙묻은 구두를 신고 나타나 친구 어머니께 구두좀 사주시지요, 얘 쟤가 내말 듣니 하던 친구다. 그래도 군대가는 날 받은 용돈중 큰돈을 어렵게 대학 다니는 동창친구에게 쥐어 주고 가기도 했고. 아마도 내가 제일 지생각 할거고 가기전 정년퇴직하고 10여년 나하고 제일 많은 시간과 추억이 남았을테고 나도 보고 싶다. 언제든지 생각나거나 하면 경의중앙선타고 운정역으로 달려 갔으니.
(여기 근무지 13년 근무를 하는 나만큼 쬐끄만 경리가 나를 슬프게 한다.22년 이 생활에서 두번째 맞은 못된 직원이다.)
- 2024. 10. 17. 이렇게 좋은 날어 밴댕이 꼰대가.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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