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는데 평소 휴일보다 한가하고 텅비다 시피했다. 아마도 대중교통으로 귀성을 하는 이들은 이미 갔거나 아니면 낮이나 오후에 출발을 하겠지. 서울태생에 맏아들인 나는 학생시절이나 그 후에도 귀성을 하는 이들이 부러웠다. 물론 부모님과 식구들, 그리고 집성촌이라 친척들도 있었지만 아버지께서 독자라(삼촌이 있었지만 신혼이던 6.25에 행불이 되어) 사촌도 육촌도 없어 조금 외로운 편이어서 더 그랬을테지만. 할아버지께서도 독자에 누이들만 계셨고. 그리고 늦게 장가를 가서는 지금 엄마도 미국에 가서 계셔서 우리가 가을부터 겨울 끝 날 때까지 여섯번의 기제사를 지내느라 버거웠기 때문에 더 그랬다. 2010년 까지 지내다 그만 두었는데 그 전에도 증조 두분은 잔만 올리기도 했고. 왜냐 하면 없는집 제사 돌아오는듯 한다고 한겨울이라 장사도 시원치 않고 생활비도 빠듯해서였다. 내가 요즘 하는 얘기, 장남도 돈이 있으면 할만하다고 하는데 여유 있어 넉넉하게 음식차려 형제들이나 친척들 지인들 대접하면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그 어려웠던 시절 생각하면 어떻게 지냈나 지금도 아득하다. 함께 고생한 아내도 고맙고. 물론 요즘 나이 들어 고집 부릴 때는 꼴도 보기 싫지만 그녀가 보는 내는 더하겠지.
오늘 점심에 엄마계신 병원에서 칠남매중 육남매가 모이니 오랜만에 일찍 돌아간 맏누이 생각이 더 난다. 그리고 지난 삼월에 미국에서 나오신 둘째 누이와 매형이 함께 해 더 좋다. 사정이 있어 우리집에 한번 모시지도 못해 얼굴을 못들겠지만 나도 홀로 나와 있는지 사년이 넘어 가슴이 아파도 최선의 방법이므로 견디는 수 밖에. 그래도 큰동생이고 큰처남인데 미안스럽다.
일기를 올리는 지금 올여름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바람이 들고 선풍기도 껏다. 아파트 공사장도 조용하고.
- 2024. 9. 16. 음 팔윌 열나흩날에. "연희 나그네" -
D + 4,315
'우리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휴가와 단풍구경. (0) | 2024.09.25 |
---|---|
오늘 할머니 제삿날. (2) | 2024.09.21 |
늘 혼자. (1) | 2024.09.10 |
오늘 음력 오월 보름날. (2) | 2024.06.20 |
ㅇ 우리 엄마 (0) | 2024.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