懺禪수양이라도 하겠다고 해놓고는 하루를 못 넘기고 禍를 참지 못하니 구제불능이지. 오늘 아침 출근길 고속터미널역에서 환승을 하려고 수많은 사람이 전동차에서 내리는데 뒷사람이 배로 등을 밀어 돌아보니 나이도 꽤 먹은 남성이었다. 미안한 표정이라도 지으면 넘어갈 일을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 저절로 인상을 쓰고 뭐 하는 거냐고 해도 못 들은 척 지나가 결국 입에서 좋지 않은 말이 나가고 말았다. 뭘 바쁜 시간에 그 정도를 가지고 그러 냐겠지만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그런 짓을 하는 이들도 없고 나든 누구든 본의 아니게 타인을 밀게 되면 당연하게 미안합니다 든 죄송합니다든 하고 다닌다. 오늘 아침 경우 화를 낸 것은 나이도 육십이 넘은 데다 양복바지에 흰 남방셔츠, 그리고 정장용 구두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성이었기 때문에 내가 언짢은 의사표현을 했으면 당연히 사과를 해도 시원치 않은데 입에서 좋지 않은 소리가 나가고서야 돌아보고는 한심하다고 그러고 돌아서 가는 거였다. 소수 젊은이들의 버릇없는 행동들도 보기 싫지만 나이 먹은 사람들의 몰상식은 더 꼴불견이다. 전 같으면 불러 쌍욕을 했을 텐데 그래도 그래 너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놈이야. 내게 한심하다고, 그렇게 살다 가라 하고 부지런히 내 길을 갔다. 그랬어도 결국 나도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고 그런 놈 그냥 내버리고 왔어야 했지. 그 바탕에는 어제 산소에 다녀와 아내를 잠깐 만나는 동안 기분이 가라앉은 여파가 이어졌기 때문이고 지금도 그렇다. 그 뒤 출근을 해서 아침에 실장이 출근을 하면서 앉기도 전에 십 분 뒤에 발전기실로 진공청소기를 가지고 와라 해 얼른 기계실로 내려가 가지고 가면서 군대도 아니고 십 분 안에 일을 시키니 내가 무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발전기실이 아닌 평소에 지저분해 청소를 해야겠다고 했던 아파트전기실부터 청소기를 돌려도 동료는 와보지도 않아 혼자 전깃줄까지 끌고 다니고 다음 발전실도 역시 혼자 아마 십여 년 동안 청소하지 않은 곳을 먼지와 땀으로 흠뻑 젖은 채 마치고 실장에게 내려와 확인하세요, 내려와서 확인한 뒤 비주거용 전기실은 내일 청소하라고 하시지요 하니 내 말을 들어야지요, 그래 이왕 한 거 다하자 하고 마칠 때까지 혼자 하고 사무실에 가니 박주임 님 안대리 통화 중이라 그런데 기계실 가면 혤스장으로 좀 오라고 하세요, 기가 막혀 내려오니 계속 통화 중이었다. 청소하는데 얼굴도 안내밀고. 그리고 바로 조금 전 오늘 수요일은 중앙난방과 급탕용 보일러 물 빼기 작업을 하는 날인데 여기 근무지가 처음 지을 때에 냉난방을 중앙에서 공급을 하던 곳이다. 지금은 냉방은 호마다 개별 에어컨을 설치했고 난방과 온수만 지금도 기계실에서 소형 보일러 가동을 해서 공급을 하고 있다. 여름이라 난방은 중지상태고. 면접 볼 때 얘기를 안 했고 와서 보니 중앙난방이지만 가구도 60여 가구에 자동으로 맞춰져 있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거 같아 근무를 시작했다. 또 십수 년 전에 중앙냉난방도 배워 가동했던 경력이 있어 별문제가 없는데 이 보일러 물 빼기는 다른 곳에서는 하는 작업이 아니고 미우라보일러에서만 하는 작업이라 일주일 한 번인데 우리는 격일근무라 이주에 한번 지금까지 여섯 번을 했고 오늘도 혼자 하다 또 순서를 잘못 돌렸다고 보일러 앞에 와서 도체 언제까지 잘못할 거냐 한다고 얘기라도 하든지 해서 나도 열이 뻗쳐 그냥 나와 사무실로 올라와 일기 수정을 하고 있다. 본인도 우리 같이 기전주임으로 들어와 여차해서 주오일근무하고 대리라고 부르지만 같은 위치 아닌가 말이다.
그래 모두 내 탓이니 참선이라도 하자.
- 2024. 9 .11. 강남구 삼성동 밥 버는 동네에서. "연희 나그네" -
D + 4,000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 연휴가 시작. (8) | 2024.09.13 |
---|---|
체력의 한계가 오나보다. (8) | 2024.09.12 |
잊혀져 간다. (2) | 2024.09.09 |
참선수행이라도. (9) | 2024.09.04 |
점점 더 복잡해. (8) | 2024.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