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는 늘근 내가 내 보기에도 답답하고 한심하니 남들 눈에는 오죽할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오늘 처음은 아니고 아마도 생각의 바닥에는 늘 그렇지 않을까 싶다. 내 딴에는 왜들 저렇게 남들을 불편하게 할까 싶어 그러지만 그들도 아마 일부러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이 문제를 짚고 가는 것은 여기 마포학습관 아현분관에 빌린 책을 반납하러 와서 다른 책을 한 권 더 빌릴까 하다 메는 가방 무게를 줄인다고 명함지갑을 두고 나와 회원증이 없어 못 빌리고, 대신 모바일회원증이 있는 걸 알아 만들기로 하고 일간신문을 보다 이강옥 영남대명예교수의 "수행을 한 이후로 화를 내지 않게 됐다"는 기사를 보고 느낀 바다."차가 끼어들어도, 아내가 화를 내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생각한다"라는 얘기다. 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말이다. 그래 나도 한번 시도를 해보자. 비록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그는 아내유학 4년간 아들을 홀로 육아를 하고 불교선원 수련을 통해 얻은 힘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했다고 하는데 내가 믿는 기독신앙도 기본은 같지 않을까 싶다. 한번 시도라도 해보자. "수행은 원래 위대한 나를 발견하는 길, 생각 맑아지고 이기적 계산 없어져 집중력 향상, 창의적 아이디어 솟아" 그래 변하긴 해야 얼마 남지 않은 삶을 평온하게 지내다 갈 수 있을 테니.
이제 신촌에 들러 장을 보고 집으로 가서 일용할 반찬을 가지고나의 천국, 상도동 옥탑방으로 가자.
- 2024. 9. 4. 마포평생학습관 아현분관에서.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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