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퇴근을 해서 상도동 옥탑방에 도착을 한 시간이 여덟 시 무렵이었다.
이번 근무지는 아침 교대시간이 일러 여섯시가 지나면 하루 두 사람 근무자 중 한 사람이 먼저 출근을 한다. 보통 두 사람이 근무를 해도 같은 시간에 출퇴근을 하는데 어떻게 내가 들어가고부터 그렇게 되었다. 면접 볼 때 내가 그렇게 일찍 교대를 해본 적도 없고 너무 이르다고 해서 그럼 근무자들끼리 상의를 해서 결정을 하라고 했고 같은 날 근무자가 일찍 나오고 내가 조금 늦게 출근을 하고 퇴근을 내가 나중에 하게 되었다. 그래도 아침 일곱 시 전에 퇴근을 하니 도서관에 가기도 이르고 또 전처럼 여기저기 발품을 팔고 구경을 다니는 일도 뜸해져 오늘 아침에도 교대자 둘과 잠깐 얘기를 나누고 나왔어도 이른 시간에 거주지에 오게 되었다. 대충 정리를 하고 밥솥에 있던 밥을 먹으며 역시 반주를 하고는 한잠을 하고 점심 무렵에 깨어났다. 그렇게 잠이 깨어 빈둥빈둥하다 급여통장 확인서를 떼러 가 은행원에게 엮여 필요 없이 만든 신용카드를 찾아가라는 문자를 두 번 받아 오늘은 찾기로 해 겨우 은행 닫을 시간에 도착을 했더니 번호표 뽑아 순서대로 해야 한다는 청경의 얘기에 포기를 하고 신촌 하나로에서 맑은 물과 라면 두봉, 열개를 사서 신촌현대 보관함에 맡기고 부지런히 마포학습관에 와서 일기를 올린다. 집에서 나와 혼자 독립을 한 지 4년이 지나도 내 숙소에 TV도 컴퓨터도 없어 근무날은 근무지에서 쓰고(이번 근무지는 2인 1조인데 컴은 한대고 그나마 둘이 감시반에 있을 때는 선임이 컴책상 앞에 앉아 꼼짝을 안 해 포털 둘러볼 새가 없음) 비번 날은 여기나 정독도서관이나 가끔 아현분관에도 다니는데 참 나나 우리 아내님이나 주변머리가 이렇다. 지금까지 이렇게 사니 앞으로도 바뀔 가능성은 없고 그냥 그대로 살아갈 밖에.
그리고 지금까지 이틀에 하루 그 많은 시간에 무슨 자격증을 땄어도 두어개는 땄을 텐데 작년 11월, 물론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시험이 중단되기는 했어도 여하튼 교육받은 지 5년 만에 일급소방안전 겨우 턱걸이를 하고 바로 다른 걸 공부하겠다고 일기에 공개를 해놓고는 6개월이 되었다. 핑계야 근무지가 계속 바뀌어 마음의 안정이 되질 않았다고 하지만 역시 핑계다. 그래 교대조처럼 다음 주 내로 책을 사서 시작을 해보자. 쓸 수 있을지는 두 번째고 나하고의 싸움이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일거리 SNS를 줄이기 위해서도 말이다.
이제 여기를 나가 다시 연희동에 가서 싸게 판다는 고추장과 동네 쇼핑센타에 맡겨놓은 우리 아내기 만드신 반찬을 가지러 가자. 그리고 다시 돌아 나와 현대에 맡긴 물건도 찾아야 하고,,,.
여러 가지 안쓰러운 늘근 꼰대의 日常이다.
- 2024. 5. 22 마포평생학습관에서 "연희 나그네" -
D + 4,198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무역센타 동네까지. (0) | 2024.06.01 |
---|---|
&. 월요일 斷想. (0) | 2024.05.27 |
&. 주먹구구의 삶. (0) | 2024.05.20 |
&. 오늘 안식일. (0) | 2024.05.18 |
&. 철딱서니. (0) | 2024.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