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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日誌

"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지난번에 썼던 날도 토요일 안식일이었고 오늘도 안식일이자 또 다른 아파트 다섯 번째 근무날에 쓰고 있다.

남들에 비해 수도 없이 근무지를 옮겨 민망하고 창피하지만 食飮을 廢하고 쉴 수가 없어 계속 일자리 순례를 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엊그제 벌써 관리소장과 한 번 붙고 말았는데 사람 구하는 일도 일자리 구하는 일처럼 쉽지 않아 소장도 참고 나도 한발 물러 서기는 했다. 

어제 그제 이틀 방긋하던 날씨가 오늘 낮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동료가 감기기운이 있어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쉬는 바람에 컴 앞에 앉았는데 좀 전에 일어나 일기시작이 부담스럽다.

 

- 쉬흔네 번째 이야기.

 

2015. 1. 1일에 그전 12.31에 사두었던 두 갑의 담배 중 한 갑이 남은 걸 피우고 1.2일 아침 남은 두 가치를 마지막으로 피우고 44년 동안 피우던 담배를 끊고 말았다. 같은 근무지에서 두 사람이 더 끊겠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나 혼자만 성공을 하고 내 주위에서 담뱃값 때문에 끊은 사람을 볼 수가 없어 지금도 담배 끊은걸 자랑을 한다. 물론 누가 시켜서 피운 것도 누가 시켜서 끊은 것도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금연이 힘들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단칼에 끊은걸 신기해하고 나 자신도 신기하기는 해서 자랑을 한다. 평생 자랑할 거리도 없고. 다만 남보다 결기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끊을 때가 되어 끊어진 게 아닌가 싶기는 하다. 

담배를 끊은 후에 내게 득이 되니 점이 여러 가지라 생각도 못한 결과를 낳았다. 얼마가 지난 후 우리 아내가 어떻게 느꼈는지 그렇게 피우고 싶으면 다시 피우라고 했었지만 무슨 소리야 얼마나 좋고 담배를 일찍 배워 오래 피운 게 후회가 되는데라고 했던 일도 있었다. 담배를 끊고 그동안 고생하던 躁鬱症이 없어졌다. 생각하지도 못한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리고 그 무렵 어디에선가 보니 머리를 감을 때 샴푸나 비누를 쓰지 않고 맹물로 감아도 가렵거나 때가 끼거나 하지를 않는다는 걸 보게 되어 바로 실천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한참이 지나도 마찬가지로 가렵지도 않았고 세수할 때 맹물로 감으니 여러 번 헹구지 않아도 되어 시간도 절약되고 좋기만 해서 지금도 맹물로 감고 있다. 그리고 담배를 피우는 시간도 만만치 않은데 그 시간에 열심히 걷고 가까운 데로 사진도 찍으러 다니고 열심히 걸어 우리 아내가 내 다리를 새다리라고 하다 어느 날 보더니 알이 배겼다고 하면서 웃어 나도 그만큼 으쓱하게 되었고. 

그렇게 유지가 되던 조울증 없어짐이 최근 이삼 년 나이 때문에, 꼭 나이 때문만은 아니지만 근무지를 수없이 옮기게 되고 또 뒤늦게 오십견증세도 몇 달을 이어가 요즘 조금씩 돌아오려는 조짐에 걱정이 되는데 잘 넘기기를 바라고 그만큼 더 노력을 해야지. 

 

동료가 깨어나 부담스러워 오늘 여기까지.

 

- 2024. 5. 11 성수동 근무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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