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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 모음

&. 봄비가 내린 안식일 저녁이다.

 

 

 

아침부터 날이 흐리고 비가 내리기 시작을 해서 아마도 하루 종일 내리다 말다를 반복을 했던 거 같다.

여기 우리가 근무하는 방재실은 지하 1층이라 CCTV화면을 계속 주시하지 않으면 비가 내리는지를 알 수가 없다. 수많은 자동제어 프로그램이 갖추어진 컴퓨터 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전자파가 꽤 많을 테지만 근무를 하려면 어쩔 수 없는 환경이고 오늘 같은 휴무날은 우리 시설근무자 둘 뿐이라 밖으로 나갈 일도 적기 때문에 하루 종일을 방재실에 있어야 하고 그래 더 지루하다. 나는 남들이 보는 거하고는 다르게 하루 종일 책상이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힘든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다. 그래 고교졸업 후에 설계사무소나 설계실에 근무가 힘들었고 막상 내가 가고 싶은 건축현장에서는 곱상하니 거친 일을 할거 같지 않아 취업을 못했는데 그런 저런 이유로 그 좋은 시절을 버리고 말았다. 

오늘 오전 같아서는 휴일 근무도 이렇게 분주하니 근무자들이 버티지를 못하고 자꾸 바뀌는구나 외려 여러 직원이 근무를 하는 평일보다 시설담당 둘이 근무하는 날이 더 힘들구나 했다. 그렇게 오후가 되니 민원도 적어지고 우리 둘만의 근무가 오늘 처음이라 조금 긴장을 했지만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시간이 가고 있다. 

 

여기 600여세대 오피스텔에 와서 보고 느끼는 게 젊은 2,30대들도 우리 기성세대들처럼 貧富격차가 크구나를 본다. 직장이 좋거나 아니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젊은이들과 그렇지 못해 저렴한 원룸이나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젊은이들이 출발부터 다르니 우리 아들 생각도 나고 부모의 책임이 크구나 새삼 느끼게 되는데 세상 어느 부모인들 자식에게 좋은 교육과 좋은 주거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말이다. 그나마 우리는 서울에 살고 작은 주거라도 가지고 있으니 저만 노력하면 그래도 기본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는데 본인의 뜻이 어떤지 그게 문제다. 제발 잘 생각해서 우리가 가고 난 뒤를 생각하기를 바랄 뿐이다.

 

비가 내리고 기온이 내려가 쓸쓸한 마음에 자식에 대한 생각을 가누어 보다.

 

- 2023. 4. 15. 언젠가 4.15 총선이 있었다는 기억을 하며. 당산동 근무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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