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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作日誌

" 그 사내, 뒤를 돌아 보다"

 

 

 

오늘부터 다시 평상으로 돌아오는 날, 우리들 어제 출근을 해서 하루를 보낸 사람들은 아침 퇴근을 한다.

퇴근을 하면 설명절 나흘 동안을 추위에 떨고 홀로 지냈을 전근무지 동료를 잠깐 보러 간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무얼 어떻게 도울 방법도 없으니 두고 볼 밖에. 가끔 전화나 해서 안부를 묻고 가끔 퇴근길에 들러 얼굴이나 보던지 아님 막걸리라도 가지고 가든지.

 

 

- 열일곱 번째 이야기.

 

그렇게 첫 만남이 이루어지고 바로 그다음 날 만나 자기도 좋다는 답을 듣고 그 후 거의 매일 만나게 되었다. 나는 직장이나 일도 없었고 또 서두를 만한 다른 이유도 있었으나 그 이유는 그만하고. 그렇게 만나도 당시에는 가게에도 전화가 없어 그녀의 집으로나 전화를 해야 하는데 장모님께서 얼마 후에 결혼을 반대하기 시작을 하고도 전화를 하면 전화는 잘 바꿔 주셨다. 그렇게 한 달여나 지났나 그녀의 오빠네 집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인사겸 허락을 받기 위함이었는데 그 맏처남은 나하고 동갑에 생일만 내가 육 개월 앞이었고 상고를 나와 돌아가신 장인어른이 월남한 분이라 연세도 많고 해서 진학을 못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사람이 성실해서 가는 곳마다 상사들의 신임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도 우리가 서른 넷이었으니 결혼을 해서 남매도 두고 광명시 주공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는데 같은 나이 노총각인 내가 창피했다. 그는 이미 구로동의 상장회사 경리 담당 고위직이었고 사주의 재산관리까지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회사 신협에 나중에 처제가 되는 여동생도 근무를 했고 또 동서가 될 기술직 주임도 근무를 했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오고 나서 바로 장모님의 반대가 시작이 되었는데 나중에 알게 된 이유가 다름 아니고 직장 없는 것도 장남인 것도 아닌 두 사람의 성격 때문이었다. 딱 보니 한 성질 하게 보이는데 자기 여동생도 겉으로는 얌전한 숙녀였지만 식구들, 특히 장모님과 처남만이 아는 한 고집이라 둘이 오래 못 간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결과론이지만 그렇게 반대를 해서 결국은 한 달 반 차이로 동생과 언니의 혼인을 바꾸게 되었지만 못 살 거라던 우리는 지금까지 살고 있고 직장이 있어 먼저 보낸 처제네는 진작에 갈라졌으니 말이다. 물론 우리 처남이 사람을 제대로 못 본 것도 있지만 우리 동서였던 인간이 직장생활이나 계속했으면 감히 조강지처를 내몰지 못했을 텐데 자기 사업을 시작해 돈을 버는 바람에 눈이 뒤집혀 일이 꼬이게 되었고, 내가 너도 나도 남의 집 사위인데 조강지처 버리면 벌 받는다는 말도 귓등으로 듣고 갈라 지고 그 뒤로도 잘 벌어 잘 사는 거 같더니 근래에 후처도 달아나고 빈털터리가 되었다고 하니 사람은 자기 행동대로 받게 마련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얘기를 보게 되면 우리 늙은 아내 얼굴에 핏기가 돌겠지만 자기에게 보내지 말라 했으니 나도 모르겠다.

 

- 오늘 여기 까지.

 

이제 교대를 했으니 가방 메고 그만 나가 보자. 

오늘 하루(24시간) 휴가를 간 우리 동료는 양문 냉장고 손잡이에 전기테이프를 두 군데 붙여 매고 갔다.

ㅎ ㅎ ㅎ.

 

- 2023. 1. 25. 설명절 휴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날이다. "늘근 사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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