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조금 일찍 퇴근을 해서 홍대입구역으로 이동 경의중앙선을 타고 운
길산역으로 가니 열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햇살도 공기도 부드러운 가을
바람도 모두 상쾌하고 좋았지. 페이스북에 예고한대로 어제는 흑백위주로 사진
을 찍고 양수대교 끝날 무렵 마주친 중년부인 두 분의 사진요청을 받아 몇장 찍
어 주고 내 모습도 한장 찍어 달래 올렸는데 내가 봐도 맨날 그 폼에 그 어색한
표정이 정말 맘에 안드는데 억지 웃음이나 요즘 유행하는 포즈는 도저히 못하겠
으니 앞으로는 주로 앉아서 찍혀야 겠다. 지난 사진을 보면 앉아 찍은사진이 그
래도 자연스럽게 잘 나온 편이니.
두물머리를 역순으로 한바퀴 돌고 버스를 두어 정거장 타고는 조암면 친구네
비닐농원에 갔는데 어제 처음 보는 초록색 펜스가 눈에 띄어 혹시 팔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맞은편집인 수형농장에서는 잘 알텐데 언제부턴가 받자
하지를 않는 것 같아 한 시간여 홀로 한잔을 하고 돌아 나와 버스를 탔는데 잘못
타서 내렸다 한참을 기다려 다시 돌아 나오는 그 버스를 타고 운길산역으로 가서
돌아 오는 전철을 기다리는 동안 함께 대기실에 앉은 세분의 여성들과 얘기를 나
눴는데 나이든 자매와 언니의 딸 이런 조합이었다. 언니분은 손위였고 동생분이
내 또래 같아 한잔 한김에 말많은 나하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전철을
탔는데 사람이 많아 서서 오면서 아 노인문제가 보통 심각하지 않구나 나도 곧 저
리 될텐데 이건 나라에서만 해결 할 수도 없고 나름대로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생
각이었다. 그 시간에 전철 전체칸에 노인천지였으니 이게 보통문제가 아니었다.
돌아 와서 연희동 사러가에서 마눌을 만나 얻었다는 반찬까지 한보따리 받아
근무지로 돌아 와서 칼국수 끓여 먹고 동료가 어제는 들어 가겠다고 해서 보내고
일찍 잠들었더니 새벽 세시에 깨어 성경읽기 하고 쌀도 씻어 앉히고 일기를 쓰고
있다.
오늘은 재활용분리수거를 하는 날 수고하는 경비원들을 도와야지.
-2019. 9. 26. 가을이 익어 가는 좋은 때에 "연희 나그네"-
D + 2,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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