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에 대한 소고
-박 지운-
국민학교시절에
책가방을 잃어 버리고
체니시절에는
어깨에 맨 헨드백도
버스를 타며 나꿔치기 당했던
자랑스런 내 아내는
삼십년 전
설악산 신혼여행중
시외버스안에서 잠깐
카메라를 맡곁는데
속초에서 내려 보니 없어서
다시 종점으로 가면서
못찾으면 여행끝이라고
엄포도 놓았었던
(동생네 카메라였음)
잃어버림의 대가였지.
다행히 그동안 살면서 모아놓은게 별로여서 그만이었는데
요즘은 외출하며 폰을 놓고 나간다. 해서 불편한건 내나 지인들인데
자기는 전화를 할 수 없어 불편하다구. 문제는 물건이든 기억이든
잃는게 거의 없던 나도 무언가를 잊고 잃기가 시작되었다는 거다.
며칠 째 못한 성경공부가
뇌리에 부담으로 남아 무거워지는데
오늘부터는 한줄이라도 공부를,
늙어 가는 마눌이,
무언가를 잃어 가는 늘근소년이
나를 슬프게 하는
근무지에서의 새벽에.
- 2017. 6. 22. 꼭두새벽에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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