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보내며
- 박 지운 -
일 년에 두 번
설날과 추석이 돌아오면
한 달여 전부터 중부, 경동시장으로
장을 보러 다니시던
홀며느리 우리 엄마
이십여 가구 집성촌이라 차례를 지내
세 번째로 지내던 우리 집,
삼촌이 한분 계셨지만
육이오 때 신혼인 색시 집에 두고
행불이 되는 바람에 손위 고모와 함께
남매만 남은 아버지,
할아버지 마저 어린 삼 남매 두고
홀로 아리랑을 하셨으니
죽도록 고생만 하시고
그나마 중년에 엄마 만나셔서
말년이라도 따듯이 지내셨지요.
그 엄마는 병실 침대에서
아픈 휴식을 이 년째,
명절이 돌아오면
아버지, 엄마께 회한만 남아
이렇게 가슴 저립니다.
- 2016. 9. 17. 홍제천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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