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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詩想

ㅇ연작詩想; 함께 살아보기(일흔 일곱)




살아 보기
    - 박 지운 -


열 여섯, 열 일곱 어린 나이에
한가지 공통점 가지고 모여
공부만하기도 벅찬 그 시절에
인문과목에 더해서 전공과목을
미국에서 원조 받은 공구를 들고
나무 지휘봉깍기부터 시작을 해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테이블" 까지
대패 날 갈아 가며 삼년 동안을,

제도실습 시간이면 미국산"프로 패셔날"
연필을 깍아, 혹은 일본산 연필을 들고
반투명 트레이싱지에 청사진 도면,
잉크 넣은 오구(까마귀입모양)로 완성된 도면,
지금의 디자인인 <의장> 과목도,

그렇게 삼년을 보내고
열사의 나라에 까지 나가
외화도 벌어,
장가밑천 만들어 가정도 갖고
온갖 고생 같이 하며
함께 보냈던, 60명의 동기들이
이제 43년을 보내고 나니

먼져 가는 동창들이 너무 많아서
세월의 덧 없음에 가슴 저미네.

- 2015.12.8. "연희 나그네" -
(지난 3일에 먼져 떠난 故 이현준 군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