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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글판 & 책에서 옮겨온 글, 노래

ㅇ행 복;

 

 

 

 

         幸 福(행복) 
                 - 유 치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매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便紙(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 인지도 모른다.

 

 
(지금 보면 일부 유치한(님께 죄송)표현도 있지만
그 당시 혼돈의 시대에 보통사람들이 느끼지 못했던
감수성이 풍부한 표현들이 지금도 가슴에 여운을 남깁니다.) 

- 2015.8.15 새벽에 남산중턱 나의 일터에서, 방랑자가 옮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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