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ㅇ등산 유감

 

 

  아주 옛날(1969~1972년)에 하월곡동에 살 때의 이야기입니다. 신길동 고향에서 살던 우리는
제가 중3이던 1968년도에 아버지 직장을 따라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여 친구들도 거의 다
잃고 새로운 동네에서 친구도 만들어야 되는 상황이 되었는데 다행히 중학교친구들 중에서
그 쪽이 집인 애들이 있어 하교길에는 같이 다닐 수가 있었습니다. 굴레방다리, 지금의 아현중학교
자리에 있던 경서중학교,당시에는 경기공고야간부,경기공전(5년제)과 함께 공부를 했었습니다.

졸업을 불과 몇개월 남겨 놓은 그 해 12월에 실업계고 분리정책에 따라 중학교만 지금 서부지원,

서부지방검찰청이 있는 마포경찰서 맞은 편으로 책상을 하나씩 들고 이사를 했습니다. 그 해

선포된 "국민교육헌장을 고교입학시험에 나온다고 한자도 빠뜨리지 않고 외우라 해서 웠는데

정작 시험에는 딱 한문제가 나왔더군요. ㅎ.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그런 맹목적인 교육은 하지 않으

리라 생각되지만 하도 별난일이 많은 나라이니 혹 모를일이지만요. 지금이나 그 때나 저는 공부를

하지않아 동일계진학(경기공전)을 하지 못하고 서울공고건축과를 지원 합격을 하고 전국에서 저를

포함 60명의 동기동창(1969입학,1972졸업)들을 만나서 지금까지 과모임을 두달에 한번씩 하고

있는데 저는 참석을 거의 하지 못하고 경조사, 그 것도 인연이 있던 친구의 경우에만 겨우 참석을

하고 있습니다. 중략,

 

  호적나이로는 열아홉에 고교를 겨우 졸업하고 그 해 겨울,대학엘 가고 싶어 예비고사공부를 동창

두명과 같이 시작했는데 책 한 번 펼쳐보지도 않고 시험을 봤으니 당연히 떨어지고 나머지 두명은

합격을하여 한 녀석은 중대 건축과 또 한 녀석은 아주대 공업경영학과(처음모집)를 졸업하고 건실한

사회인이 되어서 아들,딸 잘 낳고 한 명씩 출가도 시키고 아직도 현업에 종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래도 대학엘 가고 싶어 예비고사 합격에 관계없이 모집을 했던 홍대 건축미술학과 입시원서를

가져와 엄마께 얘기를 꺼냈더니 기가 막히셨는지 대답을 하지 않으시더군요. 해서 원서는 내보지도

못했지요..... 

  그 해 집에서 백운대가 가까운 편이라, 물론 버스로 삼십여분을 가야 하지만 오락거리나 다른 놀이가

별로 없던 그 시절엔 지금과 달리 등산은 젊은사람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어른들은 먹고 사는게 우선

이어서 보통분들은 산에 오를 시간도 여유도 사치였을 겁니다.

 우리 들은 그 한 겨울 엄동설한에 동네친구들과 내복도 안입고(일종의 유행이었음) 파카도 없이 바닥

얇은 운동화를 신고 코헬도 사치품이라 조그만솥의 솟전을 잘라 내고 배낭에 담고 버너도 귀해 나무

삭정이를 주워 겨우 밥만 해고추장,김치로 점심해결을 했고, 알콜을 넣어서 쓰 간이 버너도 생각

납니다. 그런 차림으로 눈이 종아리까지 쌓인 백운대 정상까지 오르고 내려올때는추운줄도 모르고 눈밭

을 딩굴면서 내려왔지요.

 

  그 시절 한동네에 살았던 우리의 노 명훈이는 과는 달라 토목과를 나왔는데 저하고 둘이서만 대학

진학을 하지 않아 더 마음이 다가 왔는지도 모르지만 다음 해 신길동으로 이사를 했는데도 만남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고 저를 제일 많이 생각해 주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2013년도에 대우자동차

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지금은 파주 운정에서 마눌이 운영하는 노인요양원일을 돕고 있습니다. 이친구

는 학력컴플레스를 지우기 위해 회사재직중에 대학과 대학원까지 마쳐서 석사가 되었습니다. 친구지만

존경스럽습니다.

너무 열심히 살아 줘서.....

 

  요즘은 산에도 가지 못하지만 산에를 어쩌다 가보면 입구에서 부터 놀래미를 시작하지요. 남녀막론하고

무슨 등산복패션쇼를 하는지 짙은 화장에 썬글라스에 그 비싸다는 브랜드의 등산복을 차려 입고 흙하나

묻히지 않고 올라 그 복장 그대로 다시 내려 오겠지요. 참! 웃음도 나오고 늙은 분들의(저도늙었음) 발악

(ㅋ)인가 하는 생각에 슬픈 미소가 번질 때도 있습니다. 다 좋은게 좋다지요. 부러워서일지도 모르고요.

 

 오늘 또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저는 낼 아침에 퇴근을 합니다만 마무리 잘들 하시고요.

오늘은 

ㅇ ㅏ ㄴ ㄴ ㅕ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