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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 휴식 3일차.

 

 

 

어제는 기온이 도로 내려가고 아침에는 그제에 이어 비도 내렸는데 하루 세 건의 면접을 치르느라 오전에 옥탑을 나서 주민센터에서 등본을 떼고 첫 행선지 새절역에 내려 야산 꼭대기에 있는 아파트를 겨우 찾아가서 지하에 있는 관리사무소에서 젊은 관리소장의 면접을 보고 단지옆 공원으로 내려오며 꽃구경도 하고 강남구청역으로 가던 중 고속터미널역에서 환승을 위해 승강장 나무의자에 앉아 폰을 옆에 내려놓고 구인처를 들여다보다 전동차가 들어와 엉겁결에 폰을 놓아두고 그냥 타고는 바로 알게 되어 다음 정거장에 내려 돌아갔지만 앉았던 사람들도 폰도 아무것도 없었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서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아 역무실에 가서 물어도 습득물도 없고 아득해졌다. 폰으로 SNS를 하느라 자주 사용을 하고 유일한 취미생활이기는 하지만 구직기간이고 또 하루 세 군데 면접을 보는 날이라 더 황당했지만 두 번째 면접이 오후 한 시 반이라 일단 목적지로 가서 면접을 보고 거기에서 분실신고와 발신정지를 시키고 나왔다. 그리고 세 번째 면접지로 세시에 겨우 도착 면접을 보러 들어가니 나이 많고 인상도 거만한 부인이 대표회장이라고 앉아 있고 역시 나이 많은 관리소장이 소개를 하고는 등본을 묻길래 보여 주고 그 부인은 한마디도 없이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나왔다. 혹여 채용이 된다 해도 지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고 어서 폰을 찾아야 해 종로의 대리점에 가서 임대폰을 묻다 다시 전화를 해보니 동포여성분이 받아 바로 두고 내린 고속터미널역 부근 서초소방서옆에 산다고, 다섯 시에 만나기로 하고 총 재산 이만 원을 들고 가 전화기를 찾았다. 수신을 확인해도 한 군데 연락은 없고 업무마감 전에 간신히 발신정지를 풀었다. 남보다 늦게 2015에 스마트폰을 처음 쓰던 때 국교 동창하고 모교부근 그가 주인인 가게에서 술에 취해 난생처음 다음날 아침 깨어 보니 가게 문 앞이었는데 전화가 없었다. 취해 잠든 사람옆에 놓인 전화를 가지고 갔으니 실은 절도였지만 아내가 만나 얼마를 주고 찾은 뒤 전화기를 잃은 것은 어제가 처음이다. SNS 때문에도 그렇고 숙소에 컴이나 TV가 없어 사용시간이 길지만 직장생활이 아니면 쓰지 않겠다 마음먹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한다. 결심을 못해 그렇지 무슨 일이든 안 하겠다거나 하겠다고 결심을 하면 하는 편이라 그렇다.

그렇게 긴하루를 보내고 오늘도 일찍 아침 든든히 먹고 나와 도서관으로 왔는데 세 군데 중 한 군데도 연락이 없다. 세 군데 또 보냈으니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는 게 웃프다. 면접을 보고 취업이 되어 근무를 해도 정말 말도 안 되는 갑질을 해서 사람을 무참하게 만들어 결국 짐을 싸게 만들지 않나 아니면 내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동료들의 텃세도 있고 그걸 참지 못하는 나도 참 그렇다. 그래도 앉아 굶을 수는 없고 食口가 있으니 다시 힘을 내보자.

 

- 2024. 3. 27 오늘도 정독도서관에서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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