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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친구팔이.

 

 

 

1969년 고교입학을 하고 같은 학교 학생으로 하월곡동에서 만났던 친구가 지난 4일 세상을 떠나 6일 날 그의 집이 있는 파주운정에서 가까운 이북 5 도민들의 사후 쉼터 `동화경모공원`에 파주시민 자격으로 묻히게 되었고 오늘 이 삼오날이라 운정성당에서 가족들이 삼오미사를 드렸다. 나도 참석을 하려 했으나 부인이 노인요양원을 운영해 시간이 촉박하다고 다음에 같이 가자고 해서 나는 아내와 그 묘원에 계신 장모님과 손위 처남 때문에 자주 가니 괜찮다고 하고 또 아들이 톡으로 아버지 장례에 도움을 줘 고맙다고 해 다 너희 아버지가 뿌린 대로 다 갚지도 못했다, 저도 그런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너희 아버지와 나는 사람을 진실로 대했으니 너희들도 그렇게 살아라 나는 너희 아버지에게 받은 거 칠 할이나 갚았나 모르겠다 하고 얘기를 했는데 모두 사실이다. 생전에 지가 나보다 경제적으로 낫다고 운정에 가면 으레 점심에 한잔에 얻어먹고 다녔고 그걸 부담으로 생각도 안 한 건 그의 진심을 알았기 때문이었으나 매번 미안했던 거도 사실이었고. 또한 둘 다 속을 감추지 못해 서로에게 막말까지 서슴지 않아 그게 서운해 언제는 일 년 정도까지 가지 않은 적도 있으나 결국은 내가 먼저 연락을 해서 다시 만났는데 그건 그는 그런 쪽의 내성적 성격이었고 나하고 다른 부분이었다. 올해도 내가 이직이 여러 번이라 그걸 또 니 성질 죽이지 않으면 어디 자리 잡기 힘들다고 하는 바람에 아마도 그래서 3월엔가 보고 미루다 다행히 저녁 잘못 먹고 병원으로 가기 바로 며칠 전 일요일 아침 퇴근길에 갑자기 한 번 보러 가자고 가서 휠체어에 앉아 있기는 해도 멀쩡한 걸 보고 왔는데 그게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어린 나이 고교 일 학년 한동네에서 내가 다닌 건축과 다른 친구와 국, 중, 고 동창으로 나하고도 만나 내년 3월이면 만 55년을 함께 지낸, 내가 결혼하고 서울을 떠나 부천 역곡에 살았던 3년여를 제하고 계속 만남이 이어지고 서로 속속들이 알고 지낸 친구들 중 제일 많이 만나고 싸우고 그랬던 친구라 가슴이 텅 빈 느낌이다. 우리 아내가 잘 알고 있어 이번 내 심정을 이해를 하더라. 더 안타까운 것은 퇴행성 질환으로 오 년여 걸음걸이 말투 나중에는 문자도 힘든 시기까지 겪고 가서 그게 더 아프다. 누구든 가는 거 우리도 얼마나 살다 가겠나 가게 되면 다시 만나 회포를 풀 수 있도록 자리 나 잘 잡아 두어라. 그리고 장례동안 내가 짧은 실직을 해서 며칠을 함께 해 천만다행이었다. 아마도 오래 마음이 아프고 오래 기억하겠지.

거듭 잘 가라.

 

- 2023. 12. 8. 마포평생학습관에서. 제영이가 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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