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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967)

 

 

 

어제 본 시험을 또 불합격했다고 일기에 올린걸 마눌에게 또 혼이 나고 내가 내 이야기를 내 일기에 올리는걸 왜 아내에

게 혼이 나야 하는지 모르겠다. 부부라도 서로 생각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나 특히 성격이 다른데 내 가정사나 가족사

또는 일거수 일투족을 올리는 것 또한 몹씨 싫어 한다. 그러나 나는 사람사는 일이 누구나, 어느 집이나 대동소이하고 겉

으로는 걱정없고 여유도 있고 재미있게 사는 듯 해도 표현을 안하고 산다 뿐 큰 차이도 없다고 한다. 물론 돈이 많고 자

식도 잘되고 부부간에 의도 좋은 집도 있지만 그 이면에도 남들이 모르는 사정이 있고. 

내가 블로그나 SNS에 일상다반사를 올리는 것은 친구든 친지든 대면할 시간이나 여유가 없으니 그렇게라도 나의 일상

생활을 전하고 싶고 그렇게 라도 나의 存在를 알리고 싶기도 하지만 내가 잘 하는 것중 첫째가 글을 쓰는 것이기 때문이

다. 筆名을 알릴 정도는 아니나 진작에 글쓰기 공부를 했으면 어느 정도는 괜찮은 글을 쓰지 않았을까 싶기도. 

35년 째 가까운데서 나를 보는 우리 아내는 詩는 아니니 雜文이나 쓰라고 한다. 맞는 말이겠지. 그런데 그 女人이 詩를

알기는 아는가.

 

좀 전에도 고향 수원에 살고 있는 셋째 외사촌형의 전화를 받았다. 경기도 화성군 태안면 신2리, 지금 영통지구 바로

옛 지명 벌터(논가운데 동네)가 내 외갓집이자 외사촌들의 고향이다.  그 곳에 큰 이모네와 둘째 이모네까지 모여 살

엄마의 형제들 중 막내인 우리만 서울에 살았고. 그래서 학교 다닐 때는 방학이면 외갓집에 가서 보내다 돌아 왔다. 서울

살아 넉넉하지 않아도 얼굴이 하얗고 여자 아이들 처럼 생겨 동네 누이들과 형들에게 귀여움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이모와 외삼촌 그리고 외숙모가 둘째 이모와 우리 엄마가 일찍 돌아가 우리를 더 챙겨 주셨고. 이제는 한분도 안계시

고 큰외사촌형도 그 형수도 돌아 가고 둘째형 내외와 전화를 한 셋째형 내외, 한살아래 동생이 살고 이종사촌 누이 세분

이 수원권에 사는데 막내 외사촌은 살만해서 그런가 전에는 전화도 자주하고 형대우를 깍듯이 하더니 경제적으로 풍요

해지니 사람도 변해 연락도 안하고 지내는데 조금 서운해도 그러려니 하고 지낸다.

 

아마 외사촌형도 집안 띠동갑 누이도 살만하지만 외로워서 내게 자주 전화를 하는가 보다. 나도 나이가 만만치 않게 되

니 외로운 것처럼.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가 아닐까.

 

- 2022. 5. 11. 강 수연 이라는 걸출한 여배우가 저승길로 간 날이다. 塋眠하라.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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