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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322)









  





얼마 전에 아버지 기일을 폰에 표시를 해놓았는데 막상 어제 생각을 못해
동생의 문자를 보고서야 덜력을 보았습니다. 1987년에 마눌을 만나 늦은 결혼을
하면서 약속을 했었지요. 당신이 다니는 교회는 계속 다녀도 좋으나 장남인 나는
내 대까지는 제사를 모시겠다구요. 넉넉치 못한 살림에도 부모님이 정성껏 제사
모시는 것을 보고 자라서 일년에 여섯번의 기제사중 두분 증조부모님의 제삿날에는
잔만 올리면서도 날짜를 잃어 버리지 않고 잘 지내디 2010년에 우연찮은 일로 말다툼을
벌이던중에 마눌의 한마디에 그 동안 어려운 살림에도 제사음식을 해주느라 고생한
일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 그럼 그런 마음으로 지내느니 그만두자고 하고
그 때부터 지내지를 않았는데 동생들과 누이들과 상의도 안하고 마음대로 해서 지금도
미안합니다. 한집에 살면서 내가 마련해서 지낼 수도 없고 동생네도 교인이고 다른 것도
아니고 제사를 물려 즐수는 없지요. 그리고 병원에 계신 엄마도 우리 결혼 할때는 며느리
교인이라고 제사도 동생네 주라고 하던분이 미국에 가셔서 이십년이 넘게 사시는 동안
교인이 되어 우리에게 제사 그만 모시고 너도 교회 나가고 추도식으로 하라고, 며느리
힘들다고, 그래서 그냥 흐지부지 지내지를 않으니 장남에 장손인 제가 지금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허니 세상이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하니 어떠겠나요. 맞춰서 살아 가던지 아님 TV에
나오는대로 산에 들어가 혼자 살던지 해야겠지요.
제일 가슴이 아픈게 아버지께 죄송헌겁니다. 어려서 부터 어렵게 사시고 일찍 상처,
늦게까지 고생하시고 정년후에 편할만 하니 환갑 되던해 풍으로 쓰러 지셔서 며느리도
못보시고 사년을 앓다 돌아 가신 아버지께 너무 죄송하지요. 늦은 결혼을 하면서 각오를
했지만 너무 힘들 때면 자식하나 키우는게 이리 힘드니 부모님은 얼마나 힘드셨을까
이제서야 깨달았으니 참 기가 막히고 엣어른 말씀 그대로입니다.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다행인가요?





-2018. 1. 23.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는 날 근무지에서 "방랑자"-









                                                                               D + 1,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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