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겨울을 보내고 다음 해(1990) 봄이 되어
날이 풀리니 동네 엄마들이 다시 시장에 장을 보러 내려 오고
서ㅅ히 장사가 되기 시작을 했는데
물건이 하나 둘 늘어 나니 재미도 있고 해서 아침에 나가면
저녁 늦게까지 장사를 했는데 물건은 늘어 나고 해서
자리가 좁아지고 보관의 문제도 생기고 해서 그 것만으로도 걱정인데
다시 상가사람들의 진정이 시작되어 노점을 치우라는 계고장이 날라 왔습니다.
할 수 없이 그날은 아침부터 물건과 포장을 다 치우고
깨끗이 비운 다음에 그들, 단속반이 떠나면 디시 천막을 치고
물건을 진열을 했습니다.
그렇게 장사를 하던 중에 옆집인 붕어빵을 팔던 가게에서 그만 장사를
하고 싶으니 OO네서 가게를 인수해라 하는 거였습니다.
해서 혼자는 감당이 되지를 않아 옆집과 반씩
나누어서 인수를 했지요. 그리고는 물건의 진열과 잠금을 위해
철제 캐비닛을 네개 장만을 하고 저녁이면 잠글 수 있는 문을 추가로 주문하여
어느 정도 물건을 보관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이 되니 한시름 놓을 수가 있었습니다.
헌데 장사가 되니 먼저 얘기했던 맞은 편의 수입코너에서
툭하면 시비를 하는 거였습니다. 말도 않되는 걸 가지고 제가 자리를 비울 때면
집사람에게 와서는 시비를 걸어 말도 않되는 짓을 하길래 다시
건드리면 그냥 지나가지 않겠으니 알아서 하십시오 경고를 했지요.
그 아들녀석까지 와서 시비를 했으나 그대로 장사를 하니
결국은 먼져 손을 놓고 넘기고 나가더군요.
그 당시에 서울 전역에 <수입코너> 가 유행을 해서 점포도 많아지고 하니 경쟁이
붙어 제살깍아 먹기로 값을 낮추니 소비자는 좋지만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비싼 세를
내고는 견디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지요.
우리는 고생은 되었지만 세가 나가지를 않아서
버틸 수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 아침에 나가서 저녁 늦게 열 두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를 들어 가니
저녁 때쯤 집으로 일찍 돌아 가는 마눌(봄이 되어 가게에 나와서 같이 장사를 했음)이
집도 멀었지만 체력이 달려 저녁을 가져올 수가 없어 저녁때가 되면
배가 고파도 사먹을 형편이 되지는 않으니 당시에
"나폴레옹"이라는 상표의 쬐그만 국산 싸구려 양주가 있었는데
그 걸 한병 사서 빈속에 반병을 마시면 딱 좋았습니다.
겨울에는 추운 것도 참을 수 있었구요. 그렇게 몇 년을 보냈습니다.
단속은 1992년 여름까지였구요.
- 중 략 -
- 2015.12.8. "연희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