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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 이촌동에서.

 

 

 

오늘 세번째 출근을 할때 우선 잠자리가 편해야 해서 평일 아침인데 불구하고 이불보따리를 들고 버스를 타고 왔다. 보통의 경우에는 될 수 있으면 지하철을 이용하고 조금 일찍나와 연희삼거리에서 홍대입구역까지 걸어 다닌다. 수입은 인상이 아주 적은데 써야할 생활비는 급격하게 늘어 나니 생활을 이어갈 방법은 그렇지 않아도 적은 생활비와 내 용돈을 더 줄일 수밖에. 겨울 들어 도시가스요금이 많이 올랐고 전기요금에 서민들의 주식격인 라면값, 소주값, 지금은 내렸지만 포기당 만원까지 하던 배춧값 등등 거의 모든 생필품값이 올랐다. 아마 며칠 남지 않은 내년 일월일일부터 최저임금 정도의 급여인상이 있지만 생활비 인상에 비하면 택도 없어 인상이 결코 반갑지도 않고.

그래도 사는 날까지는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 얼마 남지 않은 삶의 마침표라도 잘 찍고 가야지.

 

오늘 오후에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으니 서공고 동창회 사무실 직원이라는 여성분의 전화였다. 왜 일반번호로 하지 않고 폰으로 햬을까 나중에 생각하니 어떤 이유로든 동창회 전화도 받지 않는 이들이 있는 모양이다. 전화를 한 용건은 다름이 아니고 연말에 서울공업고등학교 개교120주년사가 발행되는데 주소지로 보내 드리니 모교발전기금 오만원을 보내 주십사하는 얘기였다. 그럽시다 나도 지금껏 벌어 먹고 지내고 여유도 없지만 마련을 해봐야지요 하고 통화를 끝냈다. 우리 선배들은 성공을 한 분들도 있지만 가난한집에서 태어나 어렵게 고교를 마치고 일부 출세를 한 분들이 있지만 어렵게 자라고 힘들게 벌어서 그런지 아마 학교나 후배들에게 기부를 하는 경우도 적었던 걸로 알고 있다. 나도 여유가 있으면 학교발전기금도 내고 싶고 후배들 돕고도 싶은데 무얼하고 살았는지 민망하다.

그리고 어려운 이웃도 돕고 싶은 소망이 있지만 마음 뿐이라 연세많은 분들이 이 추위에 길에 앉아 채소를 팔거나 몇푼 되지도 않는 폐지나 재활용품을 손가방에 끌고 다니는 모습도 가슴이 아프고. 세상이 더 좋아져 그런 분들이 줄어 들기를 바란다. 이 추위에.

 

이곳 근무도 어찌 될까 아직 모르겠고 그냥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야 할 뿐이니 그냥 그렇게 가보자.

 

- 2022. 12. 6. 어제보다는 기온이 많이 올라가 견딜만하다. "연희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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