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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 연희동 일기(995)

 

 

 

금요일인 26일 면접을 보고온 아파트에서 토요일과 일요일이 지나고 오늘 지금까지 연락이 없어 면접 당시의 관리소장 반

응이 괜찮았는데 어렵겠구나 생각이 든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해서 열시에 얘기를 하고 이 곳 정독도서관에 와서 월요일이

라 새로운 구인이 올랐겠지하고 찾아도 바로 추석밑이라 그런지 적당한 곳이 드물다. 보통 이틀에 하루 오면 네 다섯군데는

이력서를 보냈는데 오늘은 겨우 한군데를 보내고 말았다. 이왕 옮겨야 하고 아직 열흘 정도 여유가 있으니 마음 내려 놓고

지내자. 아직 마눌에게 얘기를 못해 새 직장이 결정이 되어야 털어 놓고 편해지는데 그거 한가지가 불편하다. 아무리 나혼

자 벌어 빠듯한 살림이라도 며칠 쉰다고 당장 어떻게 되지는 않지만 나만 바라 보는 늙은 아내는 그렇지 않으니 나도 속만

타는데 말을 꺼낼 수도 없다. 기다려 보자.

 

그러구 보니 주로 내가 견디기 힘들어 옮겼지 계약종료통보는 오랜만에 받아 더 마음도 상하고 근무여건이 좋은 곳이면 그

나마 덜한데 근무여건도 꽝인 곳이라 더 자존감이 무너진다. 

 

오늘 아침에도 비가 내려 가뜩이나 명절밑이면 장남이 넉넉치 못해 마음이 좋지 않은데 구직까지 신경써야 하니 더 그렇지

만 내가 누군가, 어려서 형도 없고 체격도 작다고 동네 아이들이 무시하는게 싫어 말로 덤벼 이겨내 그들이 나를 `악발이`라

부르지 않았던가.

 

힘주고 일어 나야지.

 

- 2022. 8. 29. 근무날 오전에 잠깐 나와 정독도서관에서. "연희 나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