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출근을 하고 점심도 먹고 한잠도 하고(이십사시간 근무를 하고부터 생긴 습관) 오후가 되었다.
어제는 열흘이 넘어 마눌을 만나 엄마가 계신 신길동 병원에 가서 로비에 내려온 막내 동생 잠깐보고
돌아 왔는데 머리도 덥수룩 면도도 안하고 내려와 보기도 딱하고 그렇다고 상황을 바꿀수도 없어 속만
태우는데 하루 이틀 한달 두달을 넘겨 만 6년이 지나니 엄마도 곁을 지키는 막내도 바라보는 형제들도
답답하긴 매한가지고 맏이라는 굴레를 지닌 나는 어쩌지도 못하고 가슴만 태운다. 내 힘으로 해결을 못
하면 내려 놓으라지만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보통 우리 나이에든 이들은 손주도 보고
자식들에게 받은 마음 씀씀이를 올리거나 살아 계신 부모님께 전하는 심정도 올리고 하지만 둘중 하나
아무것도 못하는 우리는 그냥 쓸쓸하다 매년.
어제는 생각도 못한 홍대앞 미용실 원장(나는 아줌마가 좋다)이 꽃바구니 사진을 보내 주었다. 자식에
조카들에 SNS친구들은 있어도 개인적으로는 처음이라 고맙게 받았다. 한자리에서 거의 30년을 하고
있으니 대단한 일이다. 주위에 미용실이 많고 주로 젊은이들이 모이는 동네에서 옛날 간판에 자리도
별로인데 오랜 단골들이 있어 버티고 있으니 다행이다. 나도 2010년 길건너 창천동에서 홍대입구역 7
번 출구 앞으로 이사와서 부터(철로를 걷어 내고 철판으로 가려 놓았을 때)다녔으니 10년이 넘었다. 그
렇게 힘들게 벌어 남매 잘 키웠으니 한시름 걷어 내고 이제 나이도 있으니 본인 건강챙기고 잘 지내기
를 바랄 뿐이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원래 공감이나 댓글이 적었지만 지난 달 부터는 아예 끊기고 말았다. 방문객은 꾸준히 늘어 신기록도 올
렸는데 어차피 공개되는 일기라 아주 신경을 안쓸 수도 없고 주위에 관심있는 이가 없으니 들여다 보랄
수도 없고 그렇다. 복사 댓글을 꾸준히 달던 한분도 그만이고.
ㅎ ㅜ ㅎ ㅜ .
-2021. 5. 9. 햇살은 좋은데 바람도 있고 그런 날이다. "연희 나그네"-
D + 3,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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