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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689)







  




어제 아침 퇴근해 연희동 `서울성모내과` 로 혈압약을 처방받으러 갔더니
진찰 결과 드디어 제일 약한 약에서 한단계를 올리겠다고 하고 처방을 받
았다. 벌써부터 지켜 보자고 하더니 정말 올리니 기분이 참 묘했고 집에
들어가 마눌에게 얘기했다 지청구만 싫컷 듣고는 할말이 없었다. 헌데 내
가 관리를잘하면 괜찮다지만 이게 가족력이라 나혼자만의 잘못도 아니거
늘 좀 억울한 생각도 드는데 그렇다고 어쩔 수도 없지 않은가. 아버지는
환갑되던 해 봄에 풍이 와서 만 사년을 앓다 가셨고 할아버지는 어린 삼남

매 두고 집을 나갔다 일흔이 넘어 아들 찾아와 우리집에서 일년정도 지내

다 풍을 맞아 아마도 거의 일년여 누워 지내다 돌아 가셨는데 술도 담배도

안하셨는데도 맞았다.
띠동갑 맏누이는 가게에 앉아 있다 쓰러져 보름정도 중환자실을 전전하다
한마디 못하고 오남매중 큰딸 하나 시집보내고 그렇게 갔다. 혈압약을 먹
으라고 했다는데 왜 그랬는지 안먹고 그렇게 되고 그 아래 누이는 벌써 오
래 전부터 혈압약을 먹고 있고.
마눌 분부가 술, 라면, 밐스커피를 먹지 말라는데 직업상 입에 붙은 커피와
라면도 그렇지만 근무날 직장에서 밥을 해먹으니 아무래도 국을 끓이기 뭐

해 라면을 먹게 된다. 술은 체질도 아니라 어떤 술이라도 한잔을 마시면 홍

당무가 되는 분해효소가 없는데 문제는 주당보다 더 좋아한다는거다. 사

여 교회를 다니면서도 마셔서 다 준다는 집사도 못받아 궁시렁대고 문제를

일으켰다는 마눌 말씀이다.

늘 불안이 깔려 있지만 그렇다고 일상생활을 안할 수도 없지 않은가. 조심

은 해야지만.


그런데 오후에 시간이 있다는 동창의 연락을 받고 좋다고 만나 결국은 서너
군데를 돌아 끝장에 혼자 캔맥주까지 섞어 마시고는 오늘 아침 출근해서 지
금 까지도 완전히 깨지를 않아 괴롭다. 소주도 반병 정량을 둘이 세병을 마
셨으니 정량 초과에 맥주까지 마셨으니 참 내 봐도 대단하다. 더군다나 어제

엄마가 병원을 옮기는 날이었는데 물론 나는 가야 도움이 안돼 다음에 들

지만 어제 저녁에 가서 막내 저녁이나 먹이고 온다하고 통화를 어찌 했는

미안해 전화도 못하고 있다. 내일 들러야지. 여유가 없으니 동창도 친구

거의 만나지 않고 살아 그래도 가끔 만나는 친구라 고마움에 만났다.

오늘도 하루가 저문다. 코로나와 함께.
육천을 넘겼다.




-2020. 3. 6. 온나라가 공포에 떨고 있는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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