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퇴근해 연희동 `서울성모내과` 로 혈압약을 처방받으러 갔더니
진찰 결과 드디어 제일 약한 약에서 한단계를 올리겠다고 하고 처방을 받
았다. 벌써부터 지켜 보자고 하더니 정말 올리니 기분이 참 묘했고 집에
들어가 마눌에게 얘기했다 지청구만 싫컷 듣고는 할말이 없었다. 헌데 내
가 관리를잘하면 괜찮다지만 이게 가족력이라 나혼자만의 잘못도 아니거
늘 좀 억울한 생각도 드는데 그렇다고 어쩔 수도 없지 않은가. 아버지는
환갑되던 해 봄에 풍이 와서 만 사년을 앓다 가셨고 할아버지는 어린 삼남
매 두고 집을 나갔다 일흔이 넘어 아들 찾아와 우리집에서 일년정도 지내
다 풍을 맞아 아마도 거의 일년여 누워 지내다 돌아 가셨는데 술도 담배도
안하셨는데도 맞았다.
띠동갑 맏누이는 가게에 앉아 있다 쓰러져 보름정도 중환자실을 전전하다
한마디 못하고 오남매중 큰딸 하나 시집보내고 그렇게 갔다. 혈압약을 먹
으라고 했다는데 왜 그랬는지 안먹고 그렇게 되고 그 아래 누이는 벌써 오
래 전부터 혈압약을 먹고 있고.
마눌 분부가 술, 라면, 밐스커피를 먹지 말라는데 직업상 입에 붙은 커피와
라면도 그렇지만 근무날 직장에서 밥을 해먹으니 아무래도 국을 끓이기 뭐
해 라면을 먹게 된다. 술은 체질도 아니라 어떤 술이라도 한잔을 마시면 홍
당무가 되는 분해효소가 없는데 문제는 주당보다 더 좋아한다는거다. 사
여 교회를 다니면서도 마셔서 다 준다는 집사도 못받아 궁시렁대고 문제를
일으켰다는 마눌 말씀이다.
늘 불안이 깔려 있지만 그렇다고 일상생활을 안할 수도 없지 않은가. 조심
은 해야지만.
그런데 오후에 시간이 있다는 동창의 연락을 받고 좋다고 만나 결국은 서너
군데를 돌아 끝장에 혼자 캔맥주까지 섞어 마시고는 오늘 아침 출근해서 지
금 까지도 완전히 깨지를 않아 괴롭다. 소주도 반병 정량을 둘이 세병을 마
셨으니 정량 초과에 맥주까지 마셨으니 참 내 봐도 대단하다. 더군다나 어제
는 엄마가 병원을 옮기는 날이었는데 물론 나는 가야 도움이 안돼 다음에 들
리지만 어제 저녁에 가서 막내 저녁이나 먹이고 온다하고 통화를 어찌 했는
지 미안해 전화도 못하고 있다. 내일 들러야지. 여유가 없으니 동창도 친구
도 거의 만나지 않고 살아 그래도 가끔 만나는 친구라 고마움에 만났다.
오늘도 하루가 저문다. 코로나와 함께.
육천을 넘겼다.
-2020. 3. 6. 온나라가 공포에 떨고 있는데 이 또한 지나가리라. "연희 나그네"-
D + 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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