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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일기

#.연희동 일기(650)






  




이번 설에는 웬일로 참치캔 선물이 세박스가 나왔다.
요즘 아파트에서는 십여만원 떡값이라고 주고는 그 흔하던 식용유 선물도 없는데가
태반인데 재작년 추석 이후로 처음 받아 보는 소위 선물 세트다. 물론 고마운 일이다.
이렇게라도 챙겨 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명색이 직장인데 정규직이 아니고 해마다
계약을 하는 직업이라고 상여금도 없고 딸랑 법정퇴직금은 있지만 년차수당도 아마
아파트에만 있는걸로 알고 있다. 나이가 엄청(ㅎ) 많은 우리들이야 비록 촉탁이라도
일자리를 주는걸로 만족해야지만 우리도 할말은 있다. 젊은이들이 달려 들거나 하면
누가 우리에게 일을 맡기겠는가 소위 3D의 일종이라 청장년들이 오지를 않으니 우리
에게 돌아 오는데 서로 좋은 일이면 조금 더 배려를 해주면 좋지 않은가, 우리가 고용
주니 우리 맘대로 뽑고 우리 맘대로 자르겠다는 생각을 이제는 멈춰 주기를 바란다.

일을 잘 하거나 열심히 하는건 아무 소용이 없고 그저 눈치 보고 이의 제기 안하고 숨

죽인 벙어리로 지내야 좋아 하니 그게 힘이 든다 내게는.


해서 한박스 들고 병원에서 가끔 밥을 해먹는 동생주려고 지하철을 탔더니 일요일이
라 텅빈 차안에 앞을 못보는 분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저런 분
들이 많더니 언젠가 부터 잘 보이지가 않았다는 걸 오늘 아침에 알게 되고 겨우 천원

짜리지만 빈그릇에 넣으면서 아마도 다른 분들도 넣고 싶어도 남의 눈에 띄는게 좀

그래 그냥 지나칠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려서 세식구가 나들이를 갈때 우리

에게 달래서 꼭 바구니를 채우던 지금은 서른넷이 되는 아들넘 생각도 나고 나도 조금

만 여유가 있으면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과 함께 지내고 싶은데 마음 뿐이다. 그런 생

각을 하며 병원에 들러 박스하나 주고 엄마는 주무시고 막내도 나도 아침을 안먹어 그

냥 돌아 나와 학습관으로 왔다. 나도 배가 나와 도저히 않되겠어서 아침을 거르는지

주일 정도 되었는데 약간 공복이 힘이들지만  참을만 하니 다행이다. 허면 뭐하나 매일

저녁이면 한잔을 하니 하나님께도 그렇고 건강에도 그렇고. ㅎ ㅠ .


이제 집으로 가자.




-2020. 1. 19. 잠깐 내린 눈이 그치고 해가, "연희 나그네"-





                                                                         D + 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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