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독교의 성탄절 전날이다. 저녁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라해서 일반 교회에서는
예수탄생을 축복하고 기념 예배와 기도를 드리고 천주교회에서는 성탄 자정미사를
드린다. 우리나라처럼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곳에서는 꼭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같
이 즐기고 어울려 다니는데 오래 전 우리들의 젊은 시절이었던 6,70년대에는 이른바
통행금지 시간이 있어 밤 열두시부터 새벽 네시까지 일반국민들은 집밖 통행이 금지
가 되어 일년에 두 번 크리스마스 이브와 십이월 삼십일일 밤 두번 통금해제가 되어
젊은이들은 그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무슨 특별한 일이나 계획도 없이 모여 시내를
쏘다니거나 술을 마시고 술집에서 밤을 새던지 아니면 여관이나 여인숙에서 밤을 지
샌 시절이었다. 기독교를 믿음에 상관없이 일종의 금지된 것들에 대한 해방과 반항이
었다. 지금 생각하면 일종의 치기였고 욕망의 분출이었지. 지금은 은퇴를 한 고교동기
목사도 신학대 재학중에도 한잔을 하던 때였지만 이제는 이도 다 그리운 추억이 되어
이렇게 반추를 해본다.
우리 안식일 교회에서는 예수탄생의미를 다르게 생각하고 크리스 마스에 별다른 기도
나 행사가 없어 조용히 보낸다. 부활절에도 그런데 그 연유는 아직 잘 모르겠는 무늬만
교인인 내가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오늘 아침 신문에도 일가족 넷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기사가 나를 슬프게 한다.
이렇게 물자가 넘치고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 나는 세상에 돈 때문에 스스로 세상을 버
리는 가족의 기사가 매일 신문에 오르 내리는데 종교집단인 교회나 사찰에는 헌금이라
는 명목의 돈과 물질이 넘쳐 나고 심지어 청와대 앞의 소위 예배에서도 공개적인 모금
을 뻔뻔하게 하는등 오늘 아침 어느 페이스북 친구님의 게시에서 본 것처럼 이름난 스
님이나 성직자들의 잘 차려 입은 옷에서 느껴지는 이율배반이 나를 슬프게 한다.
과연 종교가 우리에게 무엇인가 의문이 드는 크리스 마스 이브날 아침이다.
Merry Christmas.
-2019. 12. 24. 학습관 디지틀자료실에서 "연희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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