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엊그제 아침 퇴근길 사무소 전화 문제로 경리주임하고 싫은 소리를 하고 말았다.
내 입장에서는 크게 잘못이 없는데 아침부터 기분나쁘게 전화로 말을 하고 퇴근 길
출근을 하다 마주 쳐서는 사람을 피해 가길래 불러서 얘기를 하다 목소리가 컸다고
사무실에 올라가서는 울음을 터트려 소장이 나를 불러 얘기를 하다 평소처럼 내편
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서 두 번째로 붙고 말았다.
여직원도 그렇고 소장도 마찬가지 우리 기전기사가 전화 받는게 주업무도 아니고
저희들 퇴근하는 오후 여섯시 부터 아침 출근시간인 아홉시까지 우리에게 착신전환
을 해서 할 수없이 급한 민원전화나 받는 것인데 그걸 가지고 잘못 받았다고 그러면
갑질이랄 수밖에 없는거다. 밤중이나 휴일도 아니고 이사가는 세대에서 관리비정산
을 하겠다고 해서 출근할 시간이 되었다고 얘기를 한 시간이 여덟시 이십분쯤이었
는데 아홉시 부터 업무시간이라고 얘기 안했다고 두 사람이 뭐한 말로 지랄을 한거
다. 그렇게 저희들의 업무 시간이 중하면 왜 우리에게는 한밤중 공식적으로 자는 시
간인 새벽 세시쯤 주위가 시끄럽다고 오는 전화는 친절하게 받으라는 건지 웃기는
소위 을의 갑질을 하는지. 지들은 우리 하고 다른 걸로 착각을 하는 건데 참 세상이
이런 데도 있는 걸 일반인들이나 주민들이 어찌 알겠는가. 이 소장이라는 사람 처음
도 아니고 몇달 전에도 한 번 부딪쳐서 알아 듣게 했는데도 매한가지다.
각설하고 조울증 얘기를 왜 꺼냈냐 하면 그 동안 이 계통의 직장 생활동안 그래도 이
년여를 한 곳에 있었던 경우는 우울증이 와서 아무데에도 흥미나 관심이 없이 마치
시체가 다니듯 집에서 직장으로 다음 날 퇴근하면 다시 집으로 가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하루 종일 자고 깨어 저녁을 먹고 다시 아침 출근 할 때까지 자는 생활의 반복이
이어 지는, 그나마 일을 해서 급여를 받아야 식구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으니 기계
적으로 반복을 하는 거다. 그러니 동료가 무시를 하든 관리소장이 뭐라 하든 대꾸를
안하니 버틸 수 밖에 없지. 그렇게 이년 여를 지내다 어느 날 갑짜기 조증(躁症)이 오
면 반대의 경우가 되는거다. 하루 종일 자던 잠이 갑짜기 줄어 들어 집에서고 직장에
서 자는 날이고 꼭두새벽 그도 한 두시경에 깨어 불을 켜고 있을 수가 없으니 밖으로
나가 걷기가 시작이 되어 집에서는 홍제천 한강 홍대일대를 걷고 끝으로 조증이 왔던
사년 전에는 직장이 있던 목동 파리공원 일대를 돌아 다녔다. 그리고 퇴근을 해서도
집에서 잠깐 눈을 부치고는 여기 저기 반기는 이들도 없는 아는 사람들에게나 동창들
을 만나 저녁이면 한잔을 마시고 늦게 집으로 오니 우리 마눌 왈 우울증이 와서 쳐져
도 걱정 반대로 조증이 와서 방방뜨고 다녀도 걱정이라고 했겠나. 내 보기에 우울증
이 심할 때는 정말 생계가 아니면 입원치료라도 받아야 할 정도인데 그러지를 못하고
직장에를 다녔으니 본인인 나는 얼마나 힘이 들었겠나. 다시 올까 걱정이고 아마도
다시 한 번 오게 되면 버텨낼 자신이 없다.
지금은 두 경우가 아닌 평소의 나인데 나이도 들고 이제 좀 참아야 하는데 아직도 그
래 더 힘들다.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키고 살고 싶기 때문인데 우리 친구 얘기대로 다
른 사람들은 참고 사는데 왜 너는 못참느냐, 속으로는 아마 쥐뿔도 없는 것이 더 못참
으니 한심하게 생각을 할거다만 어쩌랴 생겨 먹은대로 살아야지.
내가 더 힘들다.
-2019. 9. 2. 학습관 디지틀 자료실에서 "연희 나그네"-
D + 2,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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