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전 상서
- 박 지운 -
오늘
어버이 날입니다.
삼십육년 전에
돌아 가신 아버지
오십팔년 전에
돌아간 얼굴기억도 없는 엄마
열살 사학년부터
사십오년을 살아 오신
지금은 삼년육개월 째
병원에서 대용식으로
연명을 하는 엄마
맏아들이
이제 예순다섯이 되었어도
사람노릇을 못하고
스스로 힘들게 삽니다.
병상에 계신 엄마를
막내에게 맡기고
가끔 얼굴이나 비치는데
나름 이럴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있지만
그도 핑계에 지나지 않겠지요.
이제 모든 아쉬움
내려 놓겠습니다.
이루지도 못하고
너무 힘이 들어
무너지기 직전이지요.
쉬어 가며 살아도 될
나이가 되도록 벌 받고 살아도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고
살아야지요.
남은 날
그저 지금처럼 일하며 살겠으니
이제는 맏아들에게
서운하신거
그만 거두시기를
빌어 봅니다.
제발 편안하세요.
- 2018. 5. 8. 맏아들 노릇 못한 濟永 올림 -
D +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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